사이버성폭력 톺아보기


1. 사이버성폭력 유형과 사례들


1) 공공장소 불법촬영 후 유포
 여러 사람이 이용하는 장소에서 다른 사람의 신체를 몰래 찍어 온라인을 통해 유포하는 것을 의미한다. 불법촬영이 발생하는 장소는 공중화장실부터 지하철, 버스 등의 대중교통, 탈의실, 샤워실, 학교, 직장, 식당 및 대형마트 등의 영업장까지 다양하다.


“저는 학원 강사입니다. 여학생들이 와서는 수업 중에 제가 다른 학생들을 가까이서 가르쳐주고 있을 때 옆에 있던 남학생들이 제 치마 속을 찍는 것 같았다고 쉬는 시간에 말해주었습니다. 알려줘 고맙다고 침착한 척을 했지만 가슴이 뛰었습니다. 그 남학생들을 불러서 이미 다 알고 있다며 핸드폰을 받아낸 뒤 핸드폰 갤러리를 확인했고 실제 제 치마 속이 찍힌 사진이 있었습니다. 더 확인해보니 친한 친구들이 있는 단톡방에 그 사진을 공유한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저와 웃으며 꼬박꼬박 인사하던 남학생이 행한 행동이 너무 충격적이고 인터넷에 어떻게 떠돌아다닐지 공포스럽습니다.”


2) 성적 촬영물 비동의 유포

성관계 촬영물, 자위 촬영물, 그 밖의 가슴이나 성기가 노출된 촬영물 등 신체 촬영물이 온라인 공간에 유포되는 것을 말한다. 유포 가해자들은 촬영물에 여러 가지 제목을 붙인다. 하나의 영상에 수십 개의 다른 제목이 붙여 유포되는 있는 경우도 있다. 똑같은 영상이지만 피해자는 ‘자취방에서 발정난 여친’, ‘제일 예쁜데 따먹힌 신입생’이나 ‘섹스 좋아하는 유부녀’가 되어 사고 팔린다.


“예전에 전 남자친구가 계속 졸라서 우리끼리만 보기로 하고 성관계 동영상을 찍었습니다. 찍고 나서 한 달쯤 뒤에 함께 지우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이메일이 왔는데, 본인이 누군지 밝히기는 어렵다며 저의 지인으로 추정되는 사람으로부터 저의 동영상이 유포되었다는 내용으로 링크를 받았습니다. 링크 속의 영상은 그때 찍은 영상이 맞았습니다. 저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요?”


3) 유포 협박

가해자가 성적 촬영물 유포를 빌미로 협박하여 피해자를 자신이 바라는 대로 조종하는 행위이다. 가해자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어 연락을 끊지 못하고 계속 휘둘리면서 2차 피해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유포 협박에서 피해가 2차로 확장된 사례에는 오프라인에서의 강간, 협박에 따른 성매매 등이 있었다.


“얼마 전 헤어진 남자친구로부터 협박을 받고 있습니다. 헤어진 이후 연락을 무시했더니 사귀는 동안 제가 보내줬던 속옷 차림 사진들을 유포하겠다고 했습니다. 만약 유포하면 신고하겠다고 하자 몰래 촬영한 성관계 영상이 있다며 신고하면 친구들과 가족들에게까지 보내겠다고 협박하고 있습니다. 진짜로 성관계 영상이 있는 것인지 걱정되고 유포될까봐 너무 두렵습니다.”


4) 온라인 그루밍

그루밍(Grooming)은 길들이기라는 의미로, 가해자가 자신보다 경험이 부족하거나 미숙한 사람에게 접근해 신뢰 관계를 형성한 뒤 성착취를 행하는 유형을 설명한다. 사이버공간에서의 그루밍은 주로 채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이루어진다. 이때 가해자는 다정한 말로 아동·청소년을 길들여 성적 촬영물을 직접 촬영해 건네주도록 만들거나 아동·청소년을 오프라인에서 성폭력, 조건만남의 상황으로 유인하기도 한다.


“재미삼아 채팅 앱에 들어가서 모르는 오빠랑 대화했는데요. 오빠가 제 말도 잘 들어주고 용돈도 보내줘서 오빠가 저를 좋아하는 줄 알았어요. 그래서 보내달라는 가슴 사진도 보내주고 샤워하는 사진도 찍어서 보내줬는데 성기 사진까지 보내달라고 해서 그건 거절하니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 거냐며 화를 냈어요. 그러고 보니 다른 사람한테 제 사진 보여줬을까 봐 걱정이 돼요. 사진 보내준 저도 잘못이 있는 것 같아서 부모님한테는 말 못 하겠어요.”


5) 합성 및 편집 후 유포

불법촬영 과정 없이 얼굴이 드러난 일상적인 촬영물을 합성하거나 편집하는 방식으로도 피해촬영물이 생산될 수 있다. 메신저 프로필 사진이나 SNS에 올린 일상 사진을 합성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얼싸(얼굴에 사정)’로 불리는 정액을 뿌린 모습으로 합성하거나, ‘아헤가오’와 같이 표정을 바꾸는 합성 유형도 존재한다. 사진뿐 아니라 제작형 포르노 영상에 지인의 얼굴을 합성하는 딥페이크(Deep fake)동영상 합성으로 인한 피해도 발생한다.


“친구가 SNS에 올린 제 일상 사진의 얼굴 부분을 일본 포르노로 보이는 나체 이미지에 합성한 게시물들을 발견하였습니다. 합성 게시물은 여러 장으로 나체로 묶여 있거나 남성 여러 명에게 강간당하는 것 같은 이미지에도 제가 합성되어 있었습니다. 합성 이미지에서 전라 상태로 성기나 가슴이 노출된 건 물론이구요. 제 개인 신상과 사생활 관련 내용이 함께 적힌 글도 있었습니다. 가계정으로 게시물을 올린 것 같은데 누군지 찾아서 정말 처벌하고 싶습니다.”


6) 유포불안

불법촬영과 촬영물을 이용한 사이버 성폭력이 너무나 만연해 있는 이 사회에서 많은 여성들은 유포불안 피해를 경험한다. 실제 촬영 및 유포가 발생했는지 확인되지 않았음에도 당사자는 이미 강렬한 불안과 함께 피해를 경험하게 된다. 본 단체에서는 불안 피해를 하나의 사이버 성폭력 유형으로 분류하여 지원하고 있다.


“전 남자친구와 성관계를 했을 때 전 남친이 휴대폰 카메라를 제 방향으로 세워놓거나 들고 있었던 적이 있어요. 그 당시에는 별 의심을 하지 않았었는데 저 몰래 촬영을 했을까 봐 걱정이 됩니다. 제 얼굴이 나온 영상이 유포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나요?”


7) 온라인상 성적 괴롭힘의 유형별 사례

① 성적 허위사실 유포

“제가 즐겨하는 게임의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사람들이 저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하며 제가 성적으로 문란한 사람이라고 여러 명이 조롱했어요. 제가 해명 댓글을 달아도 소용이 없고 그동안 함께 게임했던 사람들마저 절 이상한 사람이라고 취급하는데 너무 힘드네요. 도와주세요.”


② 성적 욕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사람이 있습니다. 직접 만난 적은 없지만 친하다고 생각해서 개인적인 내용의 대화를 한 적도 있어요. 그런데 오늘 대화를 하다가 제가 본인과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로 공개 댓글로 저에게 성적인 욕설을 퍼부었어요. 너무 당황스럽고 화가 납니다. 꼭 처벌하고 싶어요.”


 ③ 사칭

“저는 SNS를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친구가 제 계정을 봤다며 저에게 확인해보라고 보여줬습니다. 그 계정에는 제 사진과 개인정보 등이 있었고 길에서 만나면 박아달라는 말도 안 되는 게시글들이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사칭된 계정이 저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럴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④ 촬영물 도용

“예전에 SNS에 사진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전혀 성적인 내용이 없었고 상반신이 찍힌 평범한 사진입니다. 그런데 현재 그 사진이 성인사이트에서 광고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혹시라도 저를 아는 사람들이 봤을 거라고 생각하면 수치스럽고 성인사이트에 제 사진이 올려져 있다는 것이 소문날까 봐 두렵습니다. 제 사진을 삭제하고 가해자를 찾아서 고소하고 싶어요.”


 ⑤ 사이버 스토킹

“얼마 전 헤어진 남자친구에게 끊임없이 연락이 옵니다. 더 이상 연락을 하지 말라고 말했지만 소용이 없어요. 전화, 문자메시지, SNS, 메일 등을 이용해 잘못했다며 사과를 구하다가 그 이후에는 잘 사는지 두고 보겠다며 폭언을 했습니다. SNS 계정도 계속 보고 있는 것을 알아서 아무 게시물도 올리지 않고 있어요. 너무 괴롭고 힘이 들어요. 지금은 연락만 하지만 제 집이나 회사로 찾아올까 봐 무섭고 두려워요. 다시는 연락이 안 왔으면 좋겠고 남으로 지내고 싶습니다.”


 ⑥ 음란물 전송

“채팅 어플로 만난 오빠랑 그냥 친하게 지내고 싶어서 서로 번호 주고받아서 카톡으로 대화를 며칠 나눴어요. 처음부터 그렇진 않았는데 점점 야한 대화를 하는 거예요. 저는 이런 얘기 별로 하고 싶지 않다고 했는데도 멈추지 않아요. 어제는 자기 성기 사진이랑 자위하는 영상을 보내주기까지 했어요. 저는 정말 깜짝 놀라서 잠도 한숨도 못 잤어요. 지금도 계속 불쾌하고 생각이 나요.”


⑦ 사이버 성희롱

“몇몇 친한 친구들끼리 만든 단체 채팅방이 있습니다. 채팅방에는 남자, 여자가 섞여 있어요. 그런데 얼마 전부터 한 남자친구가 자꾸 저에게 ‘몸매가 좋다’, ‘야한 옷을 입으면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식의 성희롱 발언을 합니다. 다른 친구들이 말리는데도 본인은 재미있다며 계속 성희롱을 해요. 이럴 경우 신고가 가능한가요?”


 

2. 유형화하기 어려운 사례들


온라인 공간을 활용하여 집요하게 피해자를 괴롭히는 방식의 사례들이 특히 유형화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피해 경험자들은 온라인 공간에서의 스토킹과 지속적인 괴롭힘이 오프라인 공간에서의 공포와 불안으로 확장되어 일상생활의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한다. 강간 문화가 만연한 사회에서 누군가 나를 집요하게 쫓고, 주시하고, 괴롭히고 있다는 사실은 피해자를 위축시킨다.


사례1) 피해자를 사칭하는 SNS 계정을 만들어서 음란물과 불법 포르노사이트 링크를 올리는 행위

A씨는 전 애인과 헤어진 후 친구들로부터 A씨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거나 조금 변형하여 만들어진 SNS 계정이 실제 A씨의 계정인지를 확인하는 연락을 몇 차례 받았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였으나 해당 계정이 A씨의 지인들에게 친구 추가를 하고 다니면서 이런 일이 몇 차례 반복되자 해당 SNS에서 본인의 이름으로 검색해보니 A씨의 이름을 활용한 SNS 계정이 다수 발견되었다. 문제는 이 SNS 계정에는 불법 포르노사이트 링크와 음란물이 게시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A씨는 불법 포르노사이트를 자주 이용하며 게시물도 올리곤 했던 전 애인을 떠올렸지만 물증은 없는 상황이었다. A씨는 경찰에 신고하기 위해 법률 상담을 받았지만 성폭력처벌법이 아닌 음란물 유포죄 적용으로 고소가 아닌 고발을 시도해볼 수 있다는 답변만 들었다.


 

사례2) 댓글 삭제를 이용하여 괴롭히는 행위

C씨는 본인이 속한 공동체가 이용하는 커뮤니티 사이트에 글을 종종 남긴다. C씨의 게시물에 누군가 댓글을 달면 C씨에게 알림이 가는데 언젠가부터 누군가가 댓글을 남겼다가 삭제하는 일이 반복되었다. C씨는 누가, 무슨 내용의 댓글을 다는 것인지 확인할 길도 없이 매일 수 개의 알림만을 받는다. 이런 일이 몇 개월 동안 지속되자 C씨는 이 사람을 잡기 위해 알림을 더욱 주의 깊게 지켜보지만 C씨의 불안은 깊어질 뿐이다.


 

사례3) 피해자의 개인정보를 활용해서 보험회사 등에 가입하여 피해자에게 전화가 오도록 만드는 행위

B씨는 2년 전부터 누군가에 의해 사이버 공간 내에서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 익명의 누군가는 B씨의 개인정보를 활용해서 보험회사에 가입하여 보험사에서 계속 전화가 오게 하거나 B씨 이메일 계정의 비밀번호 변경을 계속 시도하면서 밤새 알림이 뜨게 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B씨를 괴롭혔다. B씨는 수사를 위해 될 수 있는 대로 증거를 모으고 있지만 수사는 더딘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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