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성착취 사이트 ‘다크웹’ 문제와 대안 마련을 위한 긴급 토론회] 자료집

한사성
2022-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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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성착취 사이트 ‘다크웹’ 문제와 대안 마련을 위한 긴급 토론회]


최근 미국, 영국 등 32개국 수사 공조를 통해 다크웹에서 아동 성착취 영상물을 제공한 사이트 운영자와 이용자가 적발됐습니다. 이번에 적발된 310명 중 무려 228명이 한국인 남성으로 밝혀졌고, 세계 최대 아동성착취 사이트인 ‘웰컴 투 비디오’ 웹의 운영자 또한 한국인 남성 손정우였다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이곳에 업로드 한 영상의 용량은 8테라바이트(TB)이고, 이를 파일로 따지면 약 17만개 분량에 달합니다.

미국이나 영국 등에 거주 중인 사람들은 다운로드만으로 징역 수십 년을 선고 받았으나, 운영자였던 손정우는 한국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습니다. 손정우뿐 아니라 한국인 남성 이용자들은 벌금형이나 기소유예 등 가벼운 처벌만 받아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포르노 사이트를 운영한 손모 씨와 사이트 이용자들의 합당한 처벌을 원합니다>라는 국민청원이 올라왔고, 게재 일주일만인 10월 28일에는 26만 명이 넘는 사람들의 동의를 받았습니다.

이에 아동성착취영상물 유통의 온상이 되고 있는 다크웹의 문제와 운영자, 이용자들에 대한 처벌의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긴급토론회를 개최하였습니다.

이에 발제 및 토론의 주요내용과 발제문과 토론문이 담긴 자료집을 함께 첨부합니다. 관심있으신 분들은 참고하여주시길 바랍니다.


<발제 및 토론 주요내용>

첫 번째 발제를 맡은 탁틴내일 이현숙 대표는 이번 사태의 핵심 원인으로 ‘아동청소년성보호에관한법률’에 아동이용음란물의 제작, 배포, 소지에 대해 처벌하는 규정이 있음에도 이를 심각한 범죄로 인식하지 않는 경향을 지적하였다. 이는 아동포르노그래피와 불법촬영물을 포르노그래피의 하나로 취급하기 때문이며 대중매체에서 10대를 성적대상으로 묘사하는 것에 경계심이 없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나아가 포르노그래피에 대한 인식, 여성과 아동을 성적으로 이용하고 거래하는 것에 대한 경계가 약한 사회에서는 이와 유사한 일들이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고, 아동들의 피해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불법영상의 수요가 증가할수록 범죄 피해에 노출되기 쉽고 유인되기 쉬운 아동청소년들이 피해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더불어 이현숙 대표는 세가지 문제를 지적하였다. 첫째, 가상아동이 등장하는 게임, 에니메이션을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로 보아야할지, 외관상 의심의 여지없이 명백하게 아동청소년으로 인식되는 경우에만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로 판시한 사례(2014 대법원 판결) 등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의 범위의 문제다. 그러나 유엔아동권리위원회는 ‘아동매매성매매포르노그래피에 관한 선택의정서’ 2조에서 아동포르노그래피를 ‘방법을 불문하고 실제로 또는 모의로 노골적인 성적 행위를 하는 아동을 보여주는 것 또는 성적인 목적으로 아동의 성적 부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규정하며, 방법을 불문하고라는 것에 애니메이션이나 만화 등도 포함하는 것으로 보았다. 둘째, 매년 카메라 등을 통한 아동청소년의 성범죄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 셋째, 아동이 성적인 관계를 갖도록 설득할 목적으로 특히 인터넷 상에서 아동과 친구가 되는 되는 범죄행위인 그루밍에 대한 범죄화가 필요하다. 그러므로 아동 대상 성범죄를 줄이기 위해 위장수사 등의 수사 기법이 필요하고, 온라인상에서 성범죄자들이 아동에게 접근하는 것을 제한하는 적극적인 방법을 검토해야 하며, 궁극적으로 아동성착취 근절을 위한 중장기적 국가계획 수립이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동성착취 및 성착취영상물이 유통되는 시장이 형성되지 않기 위해 수요를 차단하는 것이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박찬미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활동가는 이번 사태를 통해 운영자 개인보다는 문제의 원인과 해법을 보다 촘촘하고 정교하게 살펴볼 것을 요청하였다. 세계 최대 아동청소년 성착취 영상물의 유통사이트의 운영자와 많은 사용자들이 한국인이었다는 사실은 사이버 공간을 매개로한 국내 성착취 산업의 규모를 짐작하게 한다. 운영자 손씨는 경제적 이득이 될 것으로 생각하고 이 사업을 시작했다고 밝히기도 하였는데, 한국사회에서 아동청소년 성착취 영상물이 상당한 수요가 있다는 것, 그러한 영상의 유통이 돈이 된다는 것, 그렇게 여성은 거래된다는 것,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해는 ‘감수할 만한’ 것이라는 점 모두 이 사태가 운영자 손씨 개인이 만들어 낸 상황이 아님을 보여준다.

이러한 문제를 지적하기 위해 박찬미 활동가는 두가지 문제점을 다루었다.

첫째, 현재 통용되는 ‘음란’의 법적 개념을 살펴보았다. 불법촬영물의 피해지원을 위해 ‘음란’ 개념은 중요하게 다루어지는데, 피해촬영물임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해당 영상이 음란한지 증명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음란의 개념은 어느 법에도 명확하게 정의되지 않으며 판사의 자의적 판단에 기대어 있다. 이것의 문제는 여성의 몸을 기준으로 음란성 여부가 판단되며, 변화하고 있는 사회상을 적절하게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둘째, 한사성은 2018년 6월, 해외기반 불법 포르노사이트 126개를 고발하였다. 그러나 운영자와 유포자 186건 중 불기소 85건(45.7%), 기소된 89건 중에서도 41.6%가 구약식 벌금형에 그쳤고, 운영자 중 단 2명만이 처벌을 받았고 단 1명만이 1년 6개월의 실형을 받았다. 이들은 초범에, 게시횟수가 적고, 피해자의 얼굴 혹은 신상을 특정할 수 없고, 가해자의 직업, 나이, 가정 등 정상참작의 사유가 있고, 유포로 얻은 이익이 없다는 점 등이 기소 여부 및 형량 결정에 유리하게 반영되었다. 그러나 사이버성범죄의 특성상 단 1회의 유포만으로도 원본의 저장, 캠처, 녹화 등 다양한 수단으로 복제, 재유포할 수 있어 피해자의 피해는 감히 상상할 수 없다.

나아가 사법적 구제절차 외에 피해구제를 위한 다양한 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 특히 사이버성폭력의 특성을 고려한 전국적인 피해지원 체계 마련이 필요함을 강조하였다.


첫 번째 토론을 맡은 경찰청 사이버수사팀 최종상 총경은 미법무부와 공조하여 다크웹 사이트 수사 과정과 그 과정에서 개선되어야 할 점, 향후 대책에 대해 발표했다. 2017년 10월 미국 국토안보수사국과 영국 국가범죄수사청 등 외국 법집행기관은 다크웹 상 아동성착취물 사이트인 ‘웰컴투비디오’ 운영자가 한국에 서버를 두고 있다며 운영자 검거를 위한 공조수사를 요청해왔다. 한국 경찰청은 통신수사와 가상화폐 거래내역 분석등을 통해 2018년 3월 한국인 운영자를 검거, 구속 송치하였다. 경찰은 운영자 검거에 멈추지 않고 2018년 3월부터 2019년 10월까지 국내 이용자 235명을 검거하였다. 이들은 다크웹 접속 전용 프로그램으로 접속해 가상화폐로 결제하고 아동성착취물을 구매하였고, 대부분 20~30대 미혼, 회사원이었다. 향후 대책으로 다크웹 전문수사팀을 설치, 운영하여(본청. ’19. 1) 사이버범죄 대응 인력을 양성하고 있으며 온라인 압수수색 시스템을 개발 중에 있음을 밝혔다.


두 번째 토론을 맡은 이나영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이번 다크웹 사태를 글로벌 남성 네트워크이자 글로벌 포르노그래피 유비쿼터스 디스토피아임을 지적하였다. 이것의 원인으로 첫째, 형량이 너무 낮은 현행 법과 제도의 문제 둘째, 법에 적시된 형량조차도 지켜지지 않는 법과 현실과의 괴리(‘아동청소년성보호에관한법률’ 제11조에 의하면 영리를 목적으로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을 판매・대여・배포・제공하거나 이를 목적으로 소지・운반하거나 공연히 전시 또는 상영하는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명시하고 있으나 대부분 벌금형 또는 집행유예에 그치고 있다) 셋째, 남성-개설-제작-업로드-소비-수익 일체형의 구조의 남성들의 끈끈한 연대와 공모 넷째, 표현의 자유 등을 주장하며 아동성착취영상물 등 포르노그래피를 정당화하는 진보적 남성들 때문에 OECD 최대의 성차별 국가는 구성되고, 한국발 아동성착취물의 글로벌화는 현실이 되었다고 지적한다.


세 번째 토론을 맡은 이하영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부설 여성인권센터 보다 소장은 이번 사태가 보여주는 것은 그동안 한국사회가 아동성착취 및 그 영상물에 너무나 관용적이었음을 지적하고 마치 이번 사태가 새로운 일인냥 말하는 것의 우려를 지적하였다. 첫째, ‘아동청소년성보호에관한법률’ 상 아동청소년 성착취 피해자가 ‘대상청소년’이라 불리며 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우리 사회가 아동청소년 대상 성착취를 과연 문제적으로 여기는가. 둘째, 성착취 영상물을 성적 본능이자 개인의 문제라고 하지만 성착취 영상물이 제작, 유통될 수 있는 것은 막대한 불법 수익 때문이다. 셋째, 이번 사태의 심각성은 단순히 다크웹이나 피해자의 연령에 국한되어서는 안 된다. 다크웹 상 아동성착취사이트 운영이 가능했던 것, 그것을 이용하는데 아무런 거리낌이 없었던 것은 그동안의 낮은 형량, 문제의식 없음의 연장선이기 때문이다. 또 기술 발전으로 변화하는 착취구조에 적극 대응해야 하며 특히 사이트 운영자, 기술제공자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네 번째 토론을 한 여성가족부 아동청소년보호과 이시영 사무관은 이번 사태의 엄중성을 잘 알고 있으며 ‘아동청소년성보호에관한법률’ 개정과 낮은 형량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관계 부처와 긴밀하게 협의할 것을 밝혔다.


다섯 번째 토론을 맡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아동인권위원회 박예안 변호사는 이번 사건에 대한 한국과 미국의 대응을 비교・분석하였다. 미국의 공소장에는 피고인에 대한 기소조항이 9개에 달하며 범죄행위를 훨씬 정교하게 분석하고 있었다. 또 양형기준이 최소 5년 이상이라는 점에서 출발점 자체가 다르다. 주목할 점은 한국 판결문에는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제시한 항목 일부가 미국 공소장에서는 오히려 별도의 기소항목으로 적시되었다는 점이다. (회원들이 직접 영상물을 업로드한 것에 대해 한국은 유리한 정상으로, 미국은 공모혐의로 적시함) 박예안 변호사는 이러한 차이에 대해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 특히 성착취에 대한 인식의 차이에서 출발하며 피해자의 입장이 아니라 사이트 운영자와 이용자의 입장에서 판단하기 때문임을 지적하였다.


관련기사 : https://news.v.daum.net/v/20191030174307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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