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성명] 여성폭력피해자지원현장단체연대 공동입장문 - 여성폭력 방지 정책 및 피해자 지원을 위해 성평등 전담 부처 반드시 필요하다!

한사성
2022-04-08
조회수 37


여성가족부 폐지 논의가 한창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여성가족부 폐지’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도 여러 차례 여성가족부 폐지를 확인하며 여성가족부 폐지는 기정사실이 되었다. 그리고 여성가족부의 주요 업무였던 여성폭력 방지 정책과 여성폭력 피해자 지원 업무는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는 기조 아래 공중분해 될 위기에 처했다. 


그동안 여성폭력의 현장에서 여성폭력 피해자를 지원해왔던 현장단체들은 성평등 관점 없는 여성가족부 폐지 논의를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가정폭력, 성폭력, 성매매, 폭력피해 이주여성, 폭력피해 장애여성, 디지털 성폭력 등 다양한 여성폭력 현장에서 활동해왔던 경험에 근거하여 현장단체연대는 여성폭력이 구조적 성차별을 토대로 발생하고, 그렇기 때문에 여성폭력 방지 및 피해자 지원도 성평등 관점에서 이뤄져야 함을 강력히 요청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성범죄 엄단을 주장하면서도 성범죄에 대한 무고죄 강화를 외쳤다. 이는 여성폭력이 발생하는 맥락을 이해하지 못한 발상이며 여성폭력 피해자를 침묵시키고 위축시키는 결과로 이어진다. 여성폭력은 그동안의 남성 중심 사회에서 여성에게 일상이었고 폭력으로 명명되지 않았다. 여성폭력은 다양한 이름으로 형태를 달리하지만 성차별 사회에서 남성중심적 성통념에 기반한 폭력이라는 점에서 연속성을 갖는다. 여성인권의 강화와 성평등 관점의 채택 덕분에 여성폭력은 폭력으로 인정되었고 여성 폭력의 피해자도 ‘피해자’로 인정받게 되었다. 그리고 여성폭력에 대한 적극적 인지, 구조적 차별에 대한 국가와 사회의 책임을 강조하며 여성폭력 방지 정책과 피해자 지원체계가 만들어졌다. 그럼에도 여성폭력 인정의 역사가 짧듯 피해자 지원은 충분하지 않다. 성폭력 범죄는 여전히 ‘폭행’, ‘협박’이 전제되었을 때만 성폭력으로 인정 받고, 자발과 강제의 덫에 갇힌 성매매는 강제성이 입증되어야만 피해자로 인정받는다. 디지털성폭력은 아직도 ‘성적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하는 촬영물인지 아닌지로 범죄 유무가 판별되고, 촬영물을 이용하지 않은 온라인에서의 다양한 성폭력은 적용할 법률이 없어 처벌하지 못한다. 가정폭력은 가정의 유지와 보호에 초점을 두고 있어 피해자의 인권 보장은 요원하다. 또한, 장애여성은 ‘장애로 인한 항거불능’ 조항으로 인해 피해입증만이 아니라 장애로 인해 얼마나 무력하고 무능한 존재였는지도 동시에 입증해야 한다. 이는 장애여성이 피해에 놓이게 된 구조적 차별과 장애여성의 목소리, 삶의 맥락을 철저하게 외면하는 것이다. 이주여성은 이주민이자 여성이라는 이중적 취약성으로 불안한 체류 상태를 경험하고 이로인해 젠더기반의 폭력피해에서 적극적인 피해를 알리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여성폭력 피해자를 지원하는 일은 여성폭력의 가해자를 처벌하고 피해자의 회복을 위한 활동이기도 하지만, 여성폭력을 발생시키고 ‘피해자를 탓하는’ 성차별적인 사회와 싸우는 일이기도 하다. 여성폭력에 특별히 존재하는 피해자에 대한 낙인 때문에, 여성폭력 피해자들은 자신의 피해를 드러내고 인정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존재한다. 용기를 내어 피해를 호소한다 하더라도 여성폭력 피해자들은 끊임없이 피해의 진위를 추궁당하고 이를 증명해낼 것을 요구받는다. 지원기관의 역할은 피해자에게 덧씌워진 낙인을 걷어내고 피해자를 지지하면서 피해가 회복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법률지원, 의료지원, 주거지원, 직업훈련 등 지원의 방식은 다양하지만 피해 회복의 과정은 철저하게 피해자의 입장과 관점에서 피해자와 손을 잡고 함께 걷는 것이다. 그럴 때에 피해자는 침묵을 깰 힘을 얻을 수 있다. 성차별 사회의 무게는 그만큼 강력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여성폭력 방지 정책을 만들고 피해자를 지원하는 일은 반드시 성평등 관점에서 이뤄져야 한다. 피해자 입장에 서는 성평등 관점이 없다면 관점의 무게추는 인류의 역사만큼 오래된 성차별의 역사가 보여주듯 자연스럽게 성차별로 기울고 말 것이다. 인권의 역사는 지금까지의 차별과 불평등을 의도적으로 바로 잡으려는 시도다. 여성인권 역시 마찬가지이다. 의도적인 노력이 없다면 우리는 다시 차별을 당연하게 여겼던 시대로 돌아가고 말 것이다. 여성인권의 역사는 이제 30년이 되었다. 성차별의 역사에 비추어 너무 짧은 시간이다. 성평등이라는 역사적 소명을 성취하기에 이제 막 시작일 뿐이다. 


그러므로 여성폭력피해자지원현장단체연대는 강력히 요구한다.


1. 여성폭력 방지 정책 및 피해자 지원 위해 성평등 전담부처 반드시 필요하다!

2. 여성폭력 방지 정책과 피해자 지원, 성평등 전담부처에서 다루어라!

3. 성평등 전담부처 폐지 논의 하루 속히 철회하라!



2022년 4월 7일

여성폭력피해자지원현장단체연대

0 0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가 앞으로도 더 많은 변화를 만들 수 있도록 함께 해주세요.

그리고 한사성이 만드는 변화들을 이메일로 받아보세요!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뉴스레터 발송을 위한 최소한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용합니다. 수집된 정보는 발송 외 다른 목적으로 이용되지 않으며, 서비스가 종료되거나 구독을 해지할 경우 즉시 파기됩니다.

광고성 정보 수신

제휴 콘텐츠, 프로모션, 이벤트 정보 등의 광고성 정보를 수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