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성폭력 피해자를 살해한 남성]

한사성
2022-01-12
조회수 185


연인의 피해촬영물을 발견한 남성이 그 여성을 살해했습니다. 남성은 지난 5월 전주시 완산구 한 초등학교 앞에 주차된 자신의 차 안에서 살인을 저질렀고, 어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습니다. 남성은 "(여성이)다른 남자와 성관계하는 동영상을 생각하면 너무 힘들다"고 했습니다.



남성에게 여성과 하는 연애란 대체 무엇일까요?



그는 동의없이 성관계 촬영물이 유포된 연인의 아픔을 한 번이라도 생각해 보았을까요? 연인으로 지내는 동안 한 번이라도 그분을 자신의 소유물이 아닌 '사람'으로 보았다면 그럴 수 있었을까요?



가해자가 마지막 차 안에서 어떤 말들을 했을지 모르겠습니다.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매일 말하고 있지만 그런 말들이 그분께 닿은 적 있었을지 생각하는 것을 멈출 수 없습니다.



몰래 찍고, 한 번만 찍어달라고 애원하고, 찍은 촬영물을 가지고 수틀리면 유포하겠다고 협박하거나, 실제로 유포해 버리는 '사랑하는 남자친구'는 왜 이렇게 많을까요.



그렇게 촬영물 유포가 이루어진 후, 여성은 성폭력 피해자로서 이해받지 못하고 '순결을 잃은 물건'으로 취급당합니다. 남성에게는 그게 사람을 살해할 정도로 분노스럽고 모욕적인 일이었나 봅니다. 동시에 그 때문에 여자를 살해하게 되는 자신이 너무 불쌍해서 '나도 힘들었다'고 기어이 한마디 해야 했었고요. 그가 그런 알량하고 역겨운 자기연민과 비교할 수 없는 진짜 고통을 느끼길 바랍니다.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떠나신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한 명 한 명 잊지 않고 오래 기억하겠습니다.



- 제대로 된 기사가 나오지 않아 기사 링크는 첨부하지 않겠습니다. 사이버성폭력 피해촬영물은 '야동'이나 '포르노'가 아닙니다. 피해자는 XX녀가 아닙니다. 부적절한 기사 제목으로 성폭력 사건의 의미를 축소해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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