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인권도 평등도 없는 제4차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NAP) 규탄 기자회견

한사성
2024-04-24
조회수 44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는 용산 대통령집무실 앞에서 진행된 "인권도 평등도 없는 제4차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NAP) 규탄 기자회견"에 참여하였습니다.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은 인권의 법적 보호 강화와 제도적 실천 증진을 목표로 하는 5개년 단위의 범국가적 종합 계획입니다. 이번에 수립되는 제4차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을 통해서 2023년부터 2027년까지의 향후 5년의 인권정책계획이 수립됩니다. 


그러나 지난 3월 26일 발표된 제4차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에는 성소수자에 대한 과제는 없었습니다. 온라인 혐오표현 대응에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 표현이 있다는 예시만 한 줄 들어있을 뿐입니다. 

나아가 초안에 있던 '성평등'이라는 문구가 모두 '양성평등'으로 수정되기까지 했습니다. 이는 성평등은 성소수자를 포함한다는 억지 주장을 하며 혐오선동을 해온 보수개신겨 단체의 주장을 수용한 것으로, 이로 인해 보수개신교 단체들로부터 자신들의 성과라는 모욕적인 평가를 받기까지 하고 있습니다. 또한 디지털성번죄를 여성이 아닌 디지털 시대 인권으로 넣은 초안의 비판 역시 수정되지 않았습니다. 


이에 국가의 인권정책 전반에 대한 계획인 NAP가 형식적이며 소수자를 철저히 지우는 방식으로 수립된 것에 대해 규탄하며, 정부가 지금 당장 국가의 인권정책방향을 재논의하고 계획을 다시 수립할 것을,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에 관한 법률 제정을 포함한 제도 개선에 나설 것을 주장하였습니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태희 활동가의 발언을 함꼐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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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이태희 활동가입니다. 


지난 3월 27일, 제4차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NAP)이 발표되었습니다. 수립과정에서부터 수립시기의 지연, 형식적인 시민사회 간담회의 진행과 ‘여성’세션에 여성가족부의 불참, 성소수자 혐오단체들에게 부여된 과도한 발언권 등 문제가 많았던 이번 제4차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의 내용을 보면서 이 내용이 실질적으로 앞으로의 인권을 보장하고 증진시키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 듭니다. 


성소수자에 대한 과제는 누락되었고, 성평등 대신 양성평등이라는 용어가 차용되었습니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는 그 이름에서 보이다시피 한국의 사이버성폭력/디지털성범죄에 대응하며 사이버성폭력피해자지원을 하는 단체입니다. 현장에서 활동하면서 느끼게 되는 것은 이 문제가 젠더폭력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이 문제는 영상 속 신체가 어떤 위치에 존재하는지, 어떻게 소비되고 왜 확산되는지, 어떤 신체가 성적대상화되고 특정한 성역할을 수행할 것을 요구받는지에 대한, 이 폭력을 둘러싼 권력구조에 대한 문제입니다. 그리고 이는 남성과 여성이라는 성별이분법적 사고로만 읽어낼 수 없습니다. 우리를 둘러싼 권력구조, 젠더구조를 마주하고 들여다봐야하는 문제입니다. 그럼에도 이번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에서는 ‘양성평등’이라는 용어를 차용하였습니다. 

앞으로의 인권을 보장한다는 계획서가 여성폭력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그 안에서 어떻게 젠더구조를 없애버리고 있는지 뻔히 보이는 것 같습니다 


또한, 이 계획 내 여성폭력 대응강화 및 예방환경 조성 파트에서 “권력형성범죄, 디지털 성범죄, 가정폭력, 데이트폭력, 스토킹범죄 등 5대 폭력의 여성피해자에게 일어나는 복합적인 폭력피해에 대한 통합지원을 위해 통합 사례관리의 시범사업 추진”이라는 계획 속에 실질적으로 일어난 일은 무엇입니까. 2024 여성가족부의 여성폭력피해자직접지원 예산 삭감과 무분별하게 추진된 여성폭력피해자지원현장단체들의 통폐합이었습니다. 이로 인해 지금까지 디지털성범죄 피해자를 지원해온 지역의 상담소가 문을 닫기도하고, 피해자들이 다른 지원기관으로 이관되는 과정에서 혼란이 야기되기도 하였습니다. 장기적인 로드맵 없이, 현장에서 직접 피해자를 지원하는 현장단체와의 소통 없이 사업의 효율화를 근거로 제시하며 추진된 통폐합에서 우리는 정말 여성폭력피해자의 피해회복과 인권을 이야기할 수 있습니까? 


현 윤석열 정부 하에서의 인권의 퇴보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지난 3월, 국가인권위원회 제5차 전원위원회에서는 일부 위원들의 강한 반대로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CEDAW) 대한민국 제9차 정부 보고서 심의를 위한 독립보고서(안) 채택> 안건이 통과되지 못하였습니다. 이 독립보고서는 올해 5월에 있을 유엔여성차별철폐위원회의 한국 심의 과정에서 당사국의 인권 현황에 대한 명확한 정보와 분석, 관점을 제공하여, 위원회 위원들이 인권적 관점으로 사안을 깊이 판단하고, 권고를 함에 있어 중요 참고자료로 기능해왔습니다. 그럼에도 이 독립보고서에 일본군성노예제문제와 차별금지법의 내용이 들어있어 일부 상임위의 반인권적 발언과 함께 통과되지 못한 것입니다. 최종적으로 통과된 보고서에는 결국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제정 촉구 내용은 빠지게 되었습니다. 


현 정권 아래에서 계속해서 젠더구조가 삭제되고, 인권이 후퇴하는 상황들을 목격하면서 개탄스럽기 그지없습니다. 인권도 평등도 없는 제4차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을 규탄합니다. 인권도 평등도 없는 윤석열 정부를 규탄합니다. 지금이라도 윤석열 정부는 젠더구조 탈정치화 그만 시키고, 성소수자 배제, 포괄적 차별금지법 배제 그만하고 성평등 정치 실현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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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인권도 평등도 없는 제4차 인권정책기본계획 규탄한다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은 헌법의 기본권과 한국이 가입한 국제인권조약의 국내 이행을 위하여 정부가 수립하는 국가행동계획(National Action Plan, NAP)이다. 1993년 비엔나에서 유엔 주최로 개최된 세계인권회의에서 채택된 비엔나 선언 및 행동계획 각 국에 인권NAP 수립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07년 제1차 계획을 수립한 이래 5년 주기로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을 수립 및 시행해오고 있다.

 

그러나 실상을 살펴보면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은 허울뿐인 이름에 불과할뿐, 실질적으로 국가의 인권정책을 견인하는 역할을 해오지 못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하에서 제1차 및 2차 계획은 사실상 무력화되었다. 촛불 이후 문재인 정부에서 수립된 제3차 계획 역시 인권시민사회의 의견을 형식적인 수준에서 반영하고 차별금지법 등 핵심적인 인권의 과제는 나중으로 미루고 초안에 있던 성소수자, 병력에 대한 항목은 삭제되는 등, 후퇴된 내용을 담고 있었다.

 

그리고 지난 3월 26일 법무부는 제4차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 최종안을 발표했다. 5년 주기로 이루어지는 이번 제4차 계획은 원래 2022년부터 논의되어 2023년부터 시행되어야 하는 것이다. 1년이나 지연된 것 자체가 윤석열 정부가 얼마나 인권에 무관심한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문제는 시기만이 아니다. 지난 해 8월 법무부가 공개한 초안은 ‘성소수자’라는 단어조차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병력차별의 대표적인 HIV/AIDS 감염인에 대한 인권침해와 차별에 대해서도 실질적 대책이 아닌 홍보 캠페인 등 표면적 수준에 그치었다.

 

이러한 초안에 대해 규탄의 목소리가 이어지자 법무부는 간담회를 통해 시민사회의 의견을 수렴한다 하였다. 그러나 이는 말뿐이었다. 간담회는 제한된 시간 내에 형식적으로 이루어졌고, 집회시위의 권리 파트에 경찰청이 불참하고, 여성 인권 파트에 여성가족부가 불참하는 등 관련 정부부처의 최소한의 성의조차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성평등, 성소수자 인권, 임신중지 등에 반대하며 혐오를 선동해 온 보수개신교 단체가 시민사회로 참여하기까지 했다.

 

이렇게 인권의 원칙에 오히려 반하는 논의 과정을 거쳐 나온 제4차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은 초안보다 더욱 후퇴된 내용을 담고 있었다. 성소수자에 대한 내용은 여전히 없으며 온라인 혐오표현 대책에 한 단어가 들어있을 뿐이다.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가 거듭 권고해 온 탈시설에 대한 정책은 찾아볼 수 없고, 거주시설 장애인 인권 보호라는 역행하는 정책만 들어가 있다. 윤석열 정부 들어 나날이 후퇴하는 집회의 자유에 대해서는 경찰과 지자체에 의한 집회의 자유 침해에 대한 대책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수많은 지적에도 불구하고 차별금지법은 여전히 ‘국회의 논의 시 합리적 의견을 제시한다’는 한 줄만이 들어있을 뿐이다.

 

무엇보다 초안에 있던 ‘성평등’이라는 문구가 모두 ‘양성평등’으로 바뀌었다. 성평등이 성소수자 인권을 포함한다며 성교육을 반대하고 성평등 도서를 공공도서관에서 모두 제외시키려는 보수개신교 단체의 반인권적 요구를 정부가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비동의간음죄가 없고 디지털성범죄를 여성이 아닌 디지털 시대 인권으로 넣은 초안에 대한 비판은 하나도 수정하지 않은채, 양성평등으로의 후퇴만을 받아들인 최종안은, 정부가 누구의 목소리만을 듣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할 것이다.

 

법무부는 제4차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을 ‘2023년부터 2027년까지 우리 정부의 인권정책방향을 제시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공개된 내용을 보건대, 윤석열 정부의 인권정책방향은 분명하다. 인권과 평등, 존엄에는 어떠한 관심도 없고, 그저 형식적인 과제만을 몇개 내세우고 심지어 혐오에 동조하여 후퇴된 정책을 내세우겠다는 것이다. 이미 인권에 대해 무관심을 넘어 적대를 보이는 윤석열 정부였지만 지금 이렇게 노골적으로 그 의도를 드러낸 것에 인권시민사회는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나아가 21대 국회가 끝날 때까지 인권정책기본법 통과를 위해 노력하지 않은 국회, 특히 다수당인 민주당에 대해서도 규탄하는 바이다.

 

제4차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은 국무회의를 거쳐 곧 시행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이것이 정부의 인권정책을 실질화하는 역할로는 전혀 기대할 수 없다. 그렇기에 정부에 요구한다. 정부는 지금 당장 국가의 인권정책방향을 재논의하고 계획을 다시 수립하라. 이를 위해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에 관한 법률 제정을 포함한 제도개선에 나서라. 정부가 몇 장의 문서로 소수자의 존재를 지운다 해도 존엄한 시민들의 삶은 결코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계속해서 정부가 책무를 다할 것을 요구하며 남겨지고 후퇴된 인권 과제를 실현하기 위해 투쟁해나갈 것이다.

 

2024. 4. 23.

 

제4차 NAP를 규탄하는 인권시민사회단체 일동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외 44개 단체)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가족구성권연구소 외 167개 단체)

 

인권정책대응모임

(국제민주연대, 다산인권센터,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소수자인권위원회, 성적소수문화인권연대연분홍치마,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천주교인권위원회,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HIV/AIDS인권행동 알, HIV/AIDS인권활동가네트워크, 가족구성권연구소, 구속노동자후원회, 노동당 성소수자위원회, 녹색당, 다른세상을향한연대, 다산인권센터,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민주평등사회를 위한 전국 교수연구자협의회, 반성매매인권행동 이룸,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SHARE, 인권교육센터 들, 정치하는엄마들, 진보당 인권위원회, 천주교인권위원회,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단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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