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부터 구속까지, 혐오는 퇴진하고 평등은 전진하는 광장에서 한사성이 보낸 시간

한사성
2025-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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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3일 계엄의 ‘그날’부터 이 순간까지, 다들 마음 한쪽 편에다 무력감이나 분노, 우울감, 두려움 등 묵직한 감정을 차곡차곡 적재해두고 계시지 않으셨나요? 그런 감정을 그저 묻어두지 않기 위해, 두려움에만 갇히지 않기 위해, 매주 열심히 광장에 나오셨을 것 같습니다. 한사성 활동가들도 분노에 차서 뛰쳐나간 광장에서 오히려 동료 시민들에 대한 신뢰와 연대감을 얻는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12월 3일부터 지금까지 숨 가쁘게 달려온 광장의 기억을 함께 톺아보아요.


12월 4일, 계엄 직후 한국여성단체연합의 이름으로 긴급 공동성명을 냈습니다. 


(일부 발췌) 윤석열 대통령은 지금 당장 비상계엄을 해제하라 : 국민들이 준엄하게 위임한 대통령의 권한을 남용하여 헌정질서를 한순간에 파괴하고, 대한민국 국민들이 수십 년에 걸쳐 피땀 어린 투쟁으로 힘겹게 진전시켜온 민주주의를 무너뜨렸다. 자신의 반민주적 독재를 스스로 선언한 대통령을 국민들은 더이상 두고 볼 수 없다. 윤석열은 비상계엄을 즉각 해제하고, 국민들의 엄중한 심판을 받아야 할 것이다. 



12월 4일, 민구페퀴네와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민주주의 구하는 페미니스트-퀴어-네트워크>는 민주주의를 탄압하고 성평등을 지연시키는 윤석열 정권을 탄핵하고자 모인 페미니스트-퀴어 네트워크입니다. 뉴그라운드, 반성매매인권행동 이룸, 불꽃페미액션,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 언니네트워크, 장애여성공감, 페미당당, 플랫폼C,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의전화,  FDSC, FFF (2025.1.23 기준)와 함께 연대체를 이루고 있는데요. 지난 촛불광장의 ‘페미존’처럼 민주주의의 광장에 페미니즘 액션으로 동참하고자 모였습니다.  한사성 또한 민구페퀴네를 통해 탄핵 뿐만 아니라 탄핵 이후, 보다 성평등한 세상을 향한 메시지를 담은 액션을 함께 기획하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12월 5일, 여성계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여파 활동가의 발언 일부를 함께 싣습니다.

“대통령 후보 시절부터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며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겠다는 공약을 펼치고, 실제로 정권 집권 이후 성평등 퇴행을 이끌었던 대통령입니다. 모든 구조적 부정의의 존재를 부정하고, 특권으로 본인의 안위만을 챙겼던 대통령입니다. 구조적 부정의로 억압받는 자들의 얼굴은 여성이고, 퀴어이고, 노동자, 장애인, 이주민입니다. 윤석열 정권 내내 더 거세지는 억압에 탄압받았던 이들의 목소리가 여기 있습니다. 

윤석열이 특권으로 본인과 다른 이들의 죄를 덮으려 할 때 국가는 누구를 잡아가고 누구를 처벌하였습니까? 무고죄로 역고소 당한 성폭력 피해자, 성매매 여성, 파업 노동자, ’불법‘ 딱지가 붙여진 이주민, 저항하는 운동가들입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어젯밤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항의문자를 보낼 수 있도록 만든 사이트를 차단했답니다. 디지털성폭력이 심각한 사이트 앞에 이 게시물이 전부 디성인줄 어떻게 아냐고 하는 기가막힌 변명으로 조치를 하지 않았었습니다. 디지털성폭력이나 똑바로 조치하십시오.

지난 9월, 윤대통령은 딥페이크 성폭력 사태를 엄단하겠다 하였지요. 안티페미 대통령이 키운 온라인 남성문화가 디지털성폭력 산업의 토대가 되었는데 말입니다.

이것이 그 결과입니다. 페미니스트들은 저항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페미니스트가 요구합니다. 윤석열을 탄핵하라!!”




12월 7일, 민주주의를 구하기 위해 광장에 함께 모인 페미니스트들의 성명 <반성 없는 성폭력 2차가해자는 민주주의 광장 무대에서 빠져라!>을 발표했습니다.

(일부 발췌) 우리가 바라는 세상은 시민에게 있어야 할 주권을 사익을 위해 휘두르고, 시민들을 향해 폭력을 행하는 윤석열이 퇴진한 세상입니다. 동시에 김민웅과 같이 성폭력 피해자의 권리를 부정하고, 이를 반성하지도 않은 사람이 민주 사회를 염원하는 시민의 뜻을 공적 영역에서 대표하지 않는 세상입니다. 그리고 이를 다른 누구도 아닌, 우리 손으로 직접 앞당기고 목소리 낼 수 있는 세상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바라는 사회의 모습처럼, 우리는 지금 발 딛고 선 광장에서도 이를 실현시켜 나갈 힘과 지혜가 있습니다. 많은 시민들이 이에 함께해주실 것임을 의심치 않습니다. 우리, 여성폭력 없는 평등한 광장에서 만납시다.

(성명 전문을 보려면 클릭 : [공동성명] 반성 없는 성폭력 2차 가해자는 민주주의 광장 무대에서 빠져라!)



12월 13일, 윤석열 퇴진 성소수자 공동행동·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과 함께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짓밟은 내란수괴 윤석열은 즉각 퇴진하라. 성평등과 다양성이 실현되는 민주주의를 위해 성소수자 시민들이 외친다>라는 제목의 시국선언문을 냈습니다. 

(일부 발췌) 성소수자 시민들은 차별과 혐오로 가득 찬 세상에서 사랑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내 자신을 받아들이는 힘을 길렀다. 사회 곳곳에 서로를 이해해줄 수 있는 둥지를 만들고, 서로가 마주해왔을 차별과 혐오의 상처를 보듬어왔다. 우리의 만남을 통해 서로가 얼마나 즐겁고 멋지고 아름다운 사람인지도 발견해왔다. 내 친구와 동료들이 그 즐겁고 아름다운 모습 그대로 행복하길 염원했다. 차별과 혐오에 저항하며 나 자신을 긍정하는 힘과 내 주변을 살피고 돌보며 다양한 소수자들과의 연대를 만들며 우리가 기본권을 평등하게 누리는 사회를 위해 끊임없이 싸워왔다. 그렇기에 우리는 시민들을 모욕하고 인권을 짓밟는 이들에 대한 치가 떨리는 분노에도, 춤추고 노래하며 광장으로 나선다. 그들이 박탈하고자 했던 것이 바로 우리의 모습 그대로 행복할 자유이기 때문에, 우리는 그 모습 그대로 계속해서 싸워나갈 것이다. 

(시국선언문 전문을 보려면 클릭  : [윤석열 퇴진 성소수자 시국선언문]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짓밟은 내란수괴 윤석열은 즉각 퇴진하라 성평등과 다양성이 실현되는 민주주의를 위해 성소수자 시민들이 외친다)



12월 14일,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의 성명 <우리는 윤석열 탄핵 너머의 정의를 원한다>를 발표했습니다.

지금 이 광장에 모인 이들은 반민주적 행태의 목격자로서 서로를 마주치고 있다. 방관자가 되지 않기로 선택한 사람들이 터트리는 목소리는 단지 윤석열 탄핵만이 아니라 그 너머의 정의를 묻는 데로 향하고 있다. 우리는 이 함성이 온라인 곳곳에서 발견되는 여성에 대한 성적 대상화와 젠더 기반 폭력에 대한 항의로 연결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여성과 소수자에 대한 폭력을 일관되게 부인해온 그의 일관된 행보에 대한 투쟁 역시, 이곳의 핵심적 가치가 되기를 열망하며 광장에 나선다. 윤석열 탄핵 너머의 정의를 상상하며 더 멀리 나아가자.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성명 전문을 보려면 클릭 : [성명] 우리는 윤석열 탄핵 너머의 정의를 원한다)


이날은 아주 기뻤던 가결의 날이자, 가수 이랑, 다른 페미니스트들과 함께 무대에 선 날이기도 했습니다.🤟🤟

사진출처: 심미섭, 더미덤피이미지



기쁨도 잠시,  탄핵 가결 이후 탄핵 찬성 vs 탄핵 반대라는 얼토당토않은 프레임 싸움부터 매주 쏟아지는 국회의원, 자칭 전문가, 언론, 사이버렉카, 종교인들의 말, 말, 말… 온갖 망언들이 날아들었고, 이 ‘광화문 초대장’을 받고도 광화문 광장에 나가지 않을 수가 있나요! 당연히 한사성 활동가들은 광화문으로 뛰쳐나갔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명절을 앞두고, 크리스마스 선물, 새해 선물로 꼭 받아내고 싶었던 윤석열 구속기소라는 선물을 받았습니다 😀🎉


그러나 윤석열 탄핵이라는 아주 거대한 투쟁 앞에서, 또다시 많은 페미니즘/여성/약자/소수자 의제는 ‘나중’의 일로 밀리고 있습니다. 우리가 ‘다시 만날 세계’는 윤석열 하나를 끌어내려서 오지 않는데도요! 여의도에서, 남태령에서, 한강진에서, 광화문에서 우리가 마주한 것은 폭력 아닌 평화, 배제 아닌 연대였습니다. 함께 모였기에 혐오와 배제, 차별 없는 따뜻한 미래를 함께 꿈꿔볼 수 있었습니다. 


12월의 갑작스러운 계엄령 이후, 많은 사건이 휘몰아치듯 발생하고 시간은 정신없이 흘러가 어느덧 2월이 되었습니다. 앞으로의 정세는 예측이 영 쉽지 않지만, 폭력적인 남성성의 문화가 안티페미 대통령을 만들었고, 안티페미 대통령이 키운 온라인 남성문화가 또다시 끔찍한 결과를 낳게 되었다는 사실만은 자명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는 정말 많은 희망을 만났습니다. 추운 겨울에 광장으로 나온 시민들, 광장에서의 뜨거운 발언, 그 발언에 연대의 함성을 보내준 사람들이 희망이었습니다. 변화해 나가는 광장에서, 서로에게 따뜻하게 환대할 수 있는 시대가 새로이 열리고 있는 것 같다는 짐작이 짐작에만 그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12월 14일 한사성에 발표했던 성명문 일부를 다시 곱씹어 보겠습니다.

“사람들이 터트리는 목소리는 단지 윤석열 탄핵만이 아니라 그 너머의 정의를 묻는 데로 향하고 있다. 우리는, 여성과 소수자에 대한 폭력을 일관되게 부인해온 윤석열의 일관된 행보에 대한 투쟁이, 광장의 핵심적 가치가 되기를 열망하며 광장에 나선다. 윤석열 탄핵 너머의 정의를 상상하며 더 멀리 나아가자.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탄핵을, 그리고 탄핵을 넘어, 성평등한 민주주의 쟁취를 위한 싸움을, 온라인 곳곳에서 발견되는 여성에 대한 성적 대상화에 대한 싸움을, 젠더 기반 폭력에 대한 싸움을, 한사성은 앞으로도 열심히 해나가려 합니다. 그 길에 함께 해주실 거죠? 함께 광장에서 만납시다. 서로의 곁에 섭시다! 투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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