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3일 금요일, 한사성은 연속토론회 <온라인 젠더기반폭력, 플랫폼 대응의 과제는 무엇인가 ① : 웹하드카르텔 대응 운동 평가를 중심으로>를 하이서울유스호스텔에서 열었습니다. 따끈따끈한 토론회 후기를 공유합니다!
📕 연속토론회 <온라인 젠더기반폭력, 플랫폼 대응의 과제는 무엇인가>를 열게 된 이유
이 토론회는 한국여성재단에서 지원받는 여성운동지원사업 <사이버성폭력, ‘불법화’ 이후의 과제 길어올리기> 3개년 사업의 일환으로 기획하였습니다. 사이버성폭력이 ‘불법화’ 된 이후 여전히 남은 과제들과 한계를 찾는 사업인데요, 사업이 2차년도에 접어들고, 한사성은 온라인 플랫폼 대응의 과제를 ‘불법화’ 이후의 주요 과제로 설정하였습니다. 플랫폼 대응의 과제가 정말 고민되는 지점이었기 때문이에요. 온라인 젠더기반폭력이 발생할 때마다 플랫폼 사업자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책임을 져야 한다고 할지 찾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졌습니다. 우리는 이 고민을 웹하드카르텔 대응 운동부터 돌아보며 하나씩 풀어나가기로 했습니다.
📕 연속토론회 ①을 준비하다
윤석열이 헌법재판소에서 파면이 선고된 이후, 4월부터 본격적으로 토론회 준비가 시작됩니다. 토론자분들이 감사하게도 섭외에 응해주셨고, 장소 대관, 문자통역, 온라인 생중계를 준비하였습니다. 토론회 준비가 한창인 와중, 우리는 발제를 두 개에서 하나로 줄입니다. 하나의 토론회 발제에서 다루기에 웹하드카르텔의 내용과 이어지는 문제의식이 너무나 방대한 것이었죠. 하나의 발제만 남기고, 나머지 하나의 발제는 연속토론회 ②에서 다루기로 합니다.
토론회 참여 신청은 빠르게 늘었습니다. 토론회 당일에는 온라인 80여명, 오프라인 10여명이 참석하셨습니다. 모든 이슈가 대선에 집중되는 상황에서, 더군다나 토론회 당일에는 공교롭게도 대선 후보 TV 토론회와 시간이 겹쳤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셨습니다.
한사성 피해지원팀장 신성연이의 사회로 토론회를 시작하였습니다! 분명히 리허설을 했지만 역시나 현장에서는 돌발 이슈가 발생하기도 하죠. 마이크 소리가 온라인에 송출되지 않기도 하고, 문자통역이 잠시 끊기기도 했어요. 온/오프라인에서 참석해주신 분들께서 이슈 발생 상황을 알려주시고, 너르게 양해해 주시고, 기다려주셔서 활동가들과 현장 스탭들이 수습할 수 있었어요. 감사합니다!

📕 김여진 활동가의 발제: 웹하드카르텔 대응 운동의 역사와 평가- 웹하드카르텔은 한국 사회에 무엇을 남겼는가
한사성 김여진 활동가는 <웹하드카르텔 대응 운동의 역사와 평가- 웹하드카르텔은 한국 사회에 무엇을 남겼는가>라는 제목으로 40분에 걸쳐 발제를 했습니다. 2017년 이전에는 음란물, 청소년 유해매체물, 불법 저작물 유통 방지의 관점에서 웹하드 등록제가 시행되는 등의 규제 시도가 있었지만, 웹하드카르텔 대응운동을 통해서는 사이버성폭력의 산업구조로서 웹하드 문제를 전환하려고 했다고 합니다. 웹하드는 합법적으로 운영하는 사업체라는 외피를 쓰고 있었기 때문에 ‘웹하드카르텔’이라는 명명의 의미는 사이버성폭력 산업에 대한 책임을 사업자 책임을 추궁하는 시도였다고도 합니다. 그러나 피해촬영물이 유통되고 있다는 제기는 ‘무엇이 피해촬영물인가?’라는 질문을 낳았어요. 지금의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등이용촬영죄는 디지털성폭력을 ‘피해자의 동의 여부’와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음란한 모습’을 기준으로 판단하는데요, 피해자를 찾을 수 없는 상황에서는 피해자가 촬영이나 유포에 동의한 것인지 알 수 없다는 이유로 성폭력처벌법 카메라등이용촬영죄가 아니라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유포죄가 적용되기 십상인 구조이죠. 양진호의 재판은 양진호가 사이버성폭력 산업구조를 운영했다는 관점이 아니라 음란물 유포를 방조했느냐, 아니냐가 쟁점이 됩니다. 그러한 이유로 양진호는 2심에서 음란물 유포 방조 등으로 징역 5년이 선고되었고, 사업자 책임을 묻는 전기통신사업법은 무죄, 범죄수익은 몰수되지 않습니다. 앞으로의 과제로 세 가지를 꼽으며 마무리되었습니다.
1) 플랫폼 사업자 책임 문제로의 전환
2) 지금의 플랫폼 사업자 책임 규제로 포섭되지 않는 문제
3) '동의 여부'와 '음란' 기준 뛰어넘기

📕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의 토론
한국성폭력상담소와 김혜정 소장은 웹하드카르텔 대응운동을 함께 한 동지이기도 해서 함께 운동을 평가하고 싶은 마음에 토론을 요청했어요. 김혜정 소장은 디지털성폭력클린센터와 참여연대 의인상 선정 사건을 복기하며 웹하드카르텔 대응운동이 시민사회·세계와 어떻게 연루되어 있었는지를 짚습니다. 더불어 “피해자의 고발과 말하기, 보고하기가 없으면, 활동가들의 모니터링이 없으면, 시민들의 감시가 없으면 수사당국과 정부는 범죄의 ‘구조’를 좀처럼 파악하지 않는다. 플랫폼의 문제는 여전히 희끄무레하다. 여기서 플랫폼은 두 가지 의미가 있다고 보인다. 성폭력-성착취 생성지, 거점으로서의 플랫폼. 또 하나는 온라인/웹상에서 특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전자의 플랫폼은 폭력-범죄에 대한 책임이 규명되고 응당 댓가를 치러야 하는데, 후자의 플랫폼은 기술과 영업, 기업운영이라는 영역 속에서 중립화된다. 전자는 피해자와 범죄자, 증거가 존재하는 영역이고, 후자는 기업윤리, 제도적 제재와 계도, 자발적 참여 등이 존재하는 세계다. 두 플랫폼은 중첩되어 있지만 분리된 듯 보이기도 한다. 이를 해명하고 분석해 가는 것도 피해자와 활동가의 몫일 듯 하다.” 는 토론을 통해 플랫폼 대응 운동이 가진 태생적 어려움을 짚고, 플랫폼을 두 가지 의미로 나누어 과제를 세부적으로 봅니다. 후자의 플랫폼, 기업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어떤 작업이 필요할지 고민도 나누어 주셨습니다.

📕 장임다혜 연구원의 토론: 젠더법학의 관점에서 본 운동의 문제의식이 법 체계 안에서 조각난 이유
이어지는 토론으로 한국형사정책법무연구원 선임연구원 장임다혜님은 젠더법학의 관점에서 본 운동의 문제의식이 법 체계 안에서 조각난 이유를 나누어주셨습니다. 장임다혜님은 웹하드카르텔 대응 운동은 사이버 산업 내에서 체계화되어 이루어지고 있는 성착취 구조를 드러내는 페미니즘 실천이자 여성운동이었다고 평가하였습니다. 그러나 성폭력처벌법이 자발/동의 중심의 처벌 규정이기 때문에 가진 한계를 나누어주셨습니다. 더하여 성폭력처벌법 카메라등이용촬영죄의 보호법익이 ‘성적 자유’, 즉 소극적으로 자기 의사에 반하여 성적 대상화가 되지 않을 자유를 의미할 때, 무엇이 “자기 의사에 반하여 성적 대상화가 되지 않을 자유”인가?, 우리는 “자신의 의사에 따라 성적 대상화가 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가? 라는 질문을 던져주셨습니다. 반성폭력 운동에서 성적인 것(Sexualiy)에 대한 문제제기가 누락되었다는 오랜 비판을 소개하며 성적 대상화 자체의 해악과 여성 중심의 섹슈얼리티 담론 구성의 필요를 제시해 주셨습니다.

📕 손희정의 토론: 디지털 고어 자본주의와 웹하드카르텔 대응 운동
경희대 비교문화연구소, 프로젝트 38의 손희정님은 디지털 고어 자본주의와 웹하드카르텔 대응 운동이라는 주제로 토론을 해주셨어요. 주목 경제에서 디지털 남성성이 어떻게 구축되었는지를 소개하고, 성범죄를 비롯한 사이버스페이스를 거점으로 벌어지고 있는 범죄의 전시와 함께 열린 시장을 디지털 고어 자본주의로 명명하였어요. 더불어 중독 경제에서 비공식 경제와 공식 경제의 스펙트럼에서 웹하드와 불법도박사이트, 디지털교도소, AV, 벗방, 극우 기독교의 위치를 짚었어요. 이를 통해 동의와 합법이라는 형식을 경유하는 문제를 주목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결국 웹하드카르텔 대응 운동이 드러낸 것은 정치-경제-문화와 폭력이 서로 분리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평가하였습니다.
📕 열띤 토론
토론자들의 깊은 고민을 나누고 나니 8시 45분경이 되었어요. 사전질문과 채팅을 통해서 열띤 질문과 의견이 이어졌습니다.
이번 대선에서 디지털성폭력과 관련하여 요구해야 하는 내용은 무엇일지 질문에는 김여진 활동가가 한사성이 제안한 대선 정책 과제 내용을 소개했어요.
법의 영역에서 무엇을 바꿔야 할지에 대해서 장임다혜 연구위원이 형법 제22장. 성풍속에 관한 부분을 더 적극적으로 문제제기하는 것, 동시에 성적 대상화가 얼마나 차별적이고 폭력적인지에 대해서 문제제기함으로써 여성혐오를 처단할 수 있는 규제 시스템과 처벌 체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답하였어요.
극우 기독교와 디지털 고어가 어떤 관련이 있는지 질문에 대해서는 손희정님이 2025년에 서부지법 폭동으로 그림을 업데이트 했다며 안티 페미니즘과 극우 기독교의 연결성을 설명해주셨어요.
도대체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질문은 김혜정 소장님께 답변을 요청했는데요, 김혜정 소장님은 가장 어려운 질문을 주었다며 패널들의 마지막 발언으로 모두가 함께 답하는 것을 제안하셨습니다.
김혜정 소장님은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 준비하고 있는 ‘폭주하는 남성성’ 책의 출간 예정 소식과 빛의 광장을 만들었던 여성 시민들이 마지막 희망이 아닐까라며 5/28(수)에 진행 예정이었던 [긴급집담회] 페미가 페미에게 “이번 선거… 어떻게 해?!”를 소개해 주셨어요.
김여진 활동가는 피해자들, 여성 시민들이 디지털성폭력 피해에 대한 걱정으로 불안할 수 밖에 없지만, 덜 불안하게, 재미있게, 씩씩하게 살아가는 일을 해보자고 하였어요.
장임다혜님은 안전도 확보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섹슈얼리티를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인가 싶기는 하지만 임파워먼트 하며 힘을 찾아가는 방식을 다채롭게 찾아가보자고 제안해주셨어요.
손희정님은 과거에는 “나는 페미니스트는 아니지만… ” 이라는 말을 들으면 화가 났는데, 이제는 그 뒤에 말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무엇을 만들어갈 것인지가 중요할텐데 우리가 이미 지금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함께 그 꿈을 만들어보자고 하였어요.
이렇게 열띤 토론으로 예정했던 9시 종료 시각을 넘어 9시 10분까지 토론회가 이어졌습니다. 많은 분들과 웹하드카르텔 대응 운동 이후의 과제를 고민할 수 있는 자리였어요. 참석자들께 토론회 후기 설문도 여쭈었는데요, “'동의' 여부와 '음란' 기준의 한계를 다뤄주신 부분이 좋았습니다.”, “지금 법의 한계를 깨려다 섹슈얼리티를 드러내는 여성이 범죄화될 수도 있다는 말이 크게 기억에 남았습니다.” 는 등의 소회를 남겨주셨네요.
양진호는 6월 5일 목요일 대법원 선고를 앞두고 있습니다. 어떤 판결이 나올지 끝까지 함께 지켜봐주세요!

📌 연속토론회 ②도 한답니다
두번째 토론회는 <연속 토론회2. 온라인 젠더기반폭력, 플랫폼 대응의 과제는 무엇인가> - ‘합법’과 ‘불법’ 틈새의 폭력과 혐오 산업에 대하여 입니다. 6월 27일 금요일 7시에 열릴 예정이에요. 두번째 토론회에도 많은 관심 가져주세요!
👉 연속토론회 ① 다시보기 : https://www.youtube.com/live/GM9xCexyAbc?feature=shared
지난 5월 23일 금요일, 한사성은 연속토론회 <온라인 젠더기반폭력, 플랫폼 대응의 과제는 무엇인가 ① : 웹하드카르텔 대응 운동 평가를 중심으로>를 하이서울유스호스텔에서 열었습니다. 따끈따끈한 토론회 후기를 공유합니다!
📕 연속토론회 <온라인 젠더기반폭력, 플랫폼 대응의 과제는 무엇인가>를 열게 된 이유
이 토론회는 한국여성재단에서 지원받는 여성운동지원사업 <사이버성폭력, ‘불법화’ 이후의 과제 길어올리기> 3개년 사업의 일환으로 기획하였습니다. 사이버성폭력이 ‘불법화’ 된 이후 여전히 남은 과제들과 한계를 찾는 사업인데요, 사업이 2차년도에 접어들고, 한사성은 온라인 플랫폼 대응의 과제를 ‘불법화’ 이후의 주요 과제로 설정하였습니다. 플랫폼 대응의 과제가 정말 고민되는 지점이었기 때문이에요. 온라인 젠더기반폭력이 발생할 때마다 플랫폼 사업자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책임을 져야 한다고 할지 찾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졌습니다. 우리는 이 고민을 웹하드카르텔 대응 운동부터 돌아보며 하나씩 풀어나가기로 했습니다.
📕 연속토론회 ①을 준비하다
윤석열이 헌법재판소에서 파면이 선고된 이후, 4월부터 본격적으로 토론회 준비가 시작됩니다. 토론자분들이 감사하게도 섭외에 응해주셨고, 장소 대관, 문자통역, 온라인 생중계를 준비하였습니다. 토론회 준비가 한창인 와중, 우리는 발제를 두 개에서 하나로 줄입니다. 하나의 토론회 발제에서 다루기에 웹하드카르텔의 내용과 이어지는 문제의식이 너무나 방대한 것이었죠. 하나의 발제만 남기고, 나머지 하나의 발제는 연속토론회 ②에서 다루기로 합니다.
토론회 참여 신청은 빠르게 늘었습니다. 토론회 당일에는 온라인 80여명, 오프라인 10여명이 참석하셨습니다. 모든 이슈가 대선에 집중되는 상황에서, 더군다나 토론회 당일에는 공교롭게도 대선 후보 TV 토론회와 시간이 겹쳤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셨습니다.
한사성 피해지원팀장 신성연이의 사회로 토론회를 시작하였습니다! 분명히 리허설을 했지만 역시나 현장에서는 돌발 이슈가 발생하기도 하죠. 마이크 소리가 온라인에 송출되지 않기도 하고, 문자통역이 잠시 끊기기도 했어요. 온/오프라인에서 참석해주신 분들께서 이슈 발생 상황을 알려주시고, 너르게 양해해 주시고, 기다려주셔서 활동가들과 현장 스탭들이 수습할 수 있었어요. 감사합니다!
📕 김여진 활동가의 발제: 웹하드카르텔 대응 운동의 역사와 평가- 웹하드카르텔은 한국 사회에 무엇을 남겼는가
한사성 김여진 활동가는 <웹하드카르텔 대응 운동의 역사와 평가- 웹하드카르텔은 한국 사회에 무엇을 남겼는가>라는 제목으로 40분에 걸쳐 발제를 했습니다. 2017년 이전에는 음란물, 청소년 유해매체물, 불법 저작물 유통 방지의 관점에서 웹하드 등록제가 시행되는 등의 규제 시도가 있었지만, 웹하드카르텔 대응운동을 통해서는 사이버성폭력의 산업구조로서 웹하드 문제를 전환하려고 했다고 합니다. 웹하드는 합법적으로 운영하는 사업체라는 외피를 쓰고 있었기 때문에 ‘웹하드카르텔’이라는 명명의 의미는 사이버성폭력 산업에 대한 책임을 사업자 책임을 추궁하는 시도였다고도 합니다. 그러나 피해촬영물이 유통되고 있다는 제기는 ‘무엇이 피해촬영물인가?’라는 질문을 낳았어요. 지금의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등이용촬영죄는 디지털성폭력을 ‘피해자의 동의 여부’와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음란한 모습’을 기준으로 판단하는데요, 피해자를 찾을 수 없는 상황에서는 피해자가 촬영이나 유포에 동의한 것인지 알 수 없다는 이유로 성폭력처벌법 카메라등이용촬영죄가 아니라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유포죄가 적용되기 십상인 구조이죠. 양진호의 재판은 양진호가 사이버성폭력 산업구조를 운영했다는 관점이 아니라 음란물 유포를 방조했느냐, 아니냐가 쟁점이 됩니다. 그러한 이유로 양진호는 2심에서 음란물 유포 방조 등으로 징역 5년이 선고되었고, 사업자 책임을 묻는 전기통신사업법은 무죄, 범죄수익은 몰수되지 않습니다. 앞으로의 과제로 세 가지를 꼽으며 마무리되었습니다.
1) 플랫폼 사업자 책임 문제로의 전환
2) 지금의 플랫폼 사업자 책임 규제로 포섭되지 않는 문제
3) '동의 여부'와 '음란' 기준 뛰어넘기
📕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의 토론
한국성폭력상담소와 김혜정 소장은 웹하드카르텔 대응운동을 함께 한 동지이기도 해서 함께 운동을 평가하고 싶은 마음에 토론을 요청했어요. 김혜정 소장은 디지털성폭력클린센터와 참여연대 의인상 선정 사건을 복기하며 웹하드카르텔 대응운동이 시민사회·세계와 어떻게 연루되어 있었는지를 짚습니다. 더불어 “피해자의 고발과 말하기, 보고하기가 없으면, 활동가들의 모니터링이 없으면, 시민들의 감시가 없으면 수사당국과 정부는 범죄의 ‘구조’를 좀처럼 파악하지 않는다. 플랫폼의 문제는 여전히 희끄무레하다. 여기서 플랫폼은 두 가지 의미가 있다고 보인다. 성폭력-성착취 생성지, 거점으로서의 플랫폼. 또 하나는 온라인/웹상에서 특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전자의 플랫폼은 폭력-범죄에 대한 책임이 규명되고 응당 댓가를 치러야 하는데, 후자의 플랫폼은 기술과 영업, 기업운영이라는 영역 속에서 중립화된다. 전자는 피해자와 범죄자, 증거가 존재하는 영역이고, 후자는 기업윤리, 제도적 제재와 계도, 자발적 참여 등이 존재하는 세계다. 두 플랫폼은 중첩되어 있지만 분리된 듯 보이기도 한다. 이를 해명하고 분석해 가는 것도 피해자와 활동가의 몫일 듯 하다.” 는 토론을 통해 플랫폼 대응 운동이 가진 태생적 어려움을 짚고, 플랫폼을 두 가지 의미로 나누어 과제를 세부적으로 봅니다. 후자의 플랫폼, 기업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어떤 작업이 필요할지 고민도 나누어 주셨습니다.
📕 장임다혜 연구원의 토론: 젠더법학의 관점에서 본 운동의 문제의식이 법 체계 안에서 조각난 이유
이어지는 토론으로 한국형사정책법무연구원 선임연구원 장임다혜님은 젠더법학의 관점에서 본 운동의 문제의식이 법 체계 안에서 조각난 이유를 나누어주셨습니다. 장임다혜님은 웹하드카르텔 대응 운동은 사이버 산업 내에서 체계화되어 이루어지고 있는 성착취 구조를 드러내는 페미니즘 실천이자 여성운동이었다고 평가하였습니다. 그러나 성폭력처벌법이 자발/동의 중심의 처벌 규정이기 때문에 가진 한계를 나누어주셨습니다. 더하여 성폭력처벌법 카메라등이용촬영죄의 보호법익이 ‘성적 자유’, 즉 소극적으로 자기 의사에 반하여 성적 대상화가 되지 않을 자유를 의미할 때, 무엇이 “자기 의사에 반하여 성적 대상화가 되지 않을 자유”인가?, 우리는 “자신의 의사에 따라 성적 대상화가 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가? 라는 질문을 던져주셨습니다. 반성폭력 운동에서 성적인 것(Sexualiy)에 대한 문제제기가 누락되었다는 오랜 비판을 소개하며 성적 대상화 자체의 해악과 여성 중심의 섹슈얼리티 담론 구성의 필요를 제시해 주셨습니다.
📕 손희정의 토론: 디지털 고어 자본주의와 웹하드카르텔 대응 운동
경희대 비교문화연구소, 프로젝트 38의 손희정님은 디지털 고어 자본주의와 웹하드카르텔 대응 운동이라는 주제로 토론을 해주셨어요. 주목 경제에서 디지털 남성성이 어떻게 구축되었는지를 소개하고, 성범죄를 비롯한 사이버스페이스를 거점으로 벌어지고 있는 범죄의 전시와 함께 열린 시장을 디지털 고어 자본주의로 명명하였어요. 더불어 중독 경제에서 비공식 경제와 공식 경제의 스펙트럼에서 웹하드와 불법도박사이트, 디지털교도소, AV, 벗방, 극우 기독교의 위치를 짚었어요. 이를 통해 동의와 합법이라는 형식을 경유하는 문제를 주목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결국 웹하드카르텔 대응 운동이 드러낸 것은 정치-경제-문화와 폭력이 서로 분리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평가하였습니다.
📕 열띤 토론
토론자들의 깊은 고민을 나누고 나니 8시 45분경이 되었어요. 사전질문과 채팅을 통해서 열띤 질문과 의견이 이어졌습니다.
이번 대선에서 디지털성폭력과 관련하여 요구해야 하는 내용은 무엇일지 질문에는 김여진 활동가가 한사성이 제안한 대선 정책 과제 내용을 소개했어요.
법의 영역에서 무엇을 바꿔야 할지에 대해서 장임다혜 연구위원이 형법 제22장. 성풍속에 관한 부분을 더 적극적으로 문제제기하는 것, 동시에 성적 대상화가 얼마나 차별적이고 폭력적인지에 대해서 문제제기함으로써 여성혐오를 처단할 수 있는 규제 시스템과 처벌 체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답하였어요.
극우 기독교와 디지털 고어가 어떤 관련이 있는지 질문에 대해서는 손희정님이 2025년에 서부지법 폭동으로 그림을 업데이트 했다며 안티 페미니즘과 극우 기독교의 연결성을 설명해주셨어요.
도대체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질문은 김혜정 소장님께 답변을 요청했는데요, 김혜정 소장님은 가장 어려운 질문을 주었다며 패널들의 마지막 발언으로 모두가 함께 답하는 것을 제안하셨습니다.
김혜정 소장님은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 준비하고 있는 ‘폭주하는 남성성’ 책의 출간 예정 소식과 빛의 광장을 만들었던 여성 시민들이 마지막 희망이 아닐까라며 5/28(수)에 진행 예정이었던 [긴급집담회] 페미가 페미에게 “이번 선거… 어떻게 해?!”를 소개해 주셨어요.
김여진 활동가는 피해자들, 여성 시민들이 디지털성폭력 피해에 대한 걱정으로 불안할 수 밖에 없지만, 덜 불안하게, 재미있게, 씩씩하게 살아가는 일을 해보자고 하였어요.
장임다혜님은 안전도 확보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섹슈얼리티를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인가 싶기는 하지만 임파워먼트 하며 힘을 찾아가는 방식을 다채롭게 찾아가보자고 제안해주셨어요.
손희정님은 과거에는 “나는 페미니스트는 아니지만… ” 이라는 말을 들으면 화가 났는데, 이제는 그 뒤에 말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무엇을 만들어갈 것인지가 중요할텐데 우리가 이미 지금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함께 그 꿈을 만들어보자고 하였어요.
이렇게 열띤 토론으로 예정했던 9시 종료 시각을 넘어 9시 10분까지 토론회가 이어졌습니다. 많은 분들과 웹하드카르텔 대응 운동 이후의 과제를 고민할 수 있는 자리였어요. 참석자들께 토론회 후기 설문도 여쭈었는데요, “'동의' 여부와 '음란' 기준의 한계를 다뤄주신 부분이 좋았습니다.”, “지금 법의 한계를 깨려다 섹슈얼리티를 드러내는 여성이 범죄화될 수도 있다는 말이 크게 기억에 남았습니다.” 는 등의 소회를 남겨주셨네요.
양진호는 6월 5일 목요일 대법원 선고를 앞두고 있습니다. 어떤 판결이 나올지 끝까지 함께 지켜봐주세요!
📌 연속토론회 ②도 한답니다
두번째 토론회는 <연속 토론회2. 온라인 젠더기반폭력, 플랫폼 대응의 과제는 무엇인가> - ‘합법’과 ‘불법’ 틈새의 폭력과 혐오 산업에 대하여 입니다. 6월 27일 금요일 7시에 열릴 예정이에요. 두번째 토론회에도 많은 관심 가져주세요!
👉 연속토론회 ① 다시보기 : https://www.youtube.com/live/GM9xCexyAbc?feature=shar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