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8일,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의 주최로 집담회 <여성 BJ를 둘러싼 현상에 페미니즘으로 질문하기>가 진행되었습니다.
이 날 현장에서 오고간 이야기들은 한여름에도 서빙고라고 불린다는 한성폭 이안젤라홀을 뜨겁게 데우고도 남았어요. 더 많은 분들과 함께 하지 못 해, 현장의 기록을 충분히 생생하게 남기지 못 해 못내 아쉬웠던 “집담회 <여성 BJ를 둘러싼 현상에 페미니즘으로 질문하기>” 후기를 전합니다.

지난 4월 23일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이하 한사성)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양지’와 ‘음지’라는 구분을 거부한다. - 인터넷 방송 BJ 여성의 광고 모델 기용 취소 및 사이버몹에 부쳐>
이는 인터넷 방송 BJ 여성에게 가해지는 비난과 폭력에 대한 문제제기와 함께 ‘양지’와 ‘음지’로 표상되는 섹슈얼리티 위계, 비정상성 낙인에 저항하고자 하고자 함 이었는데요.
성명 발표 이후 한사성은 저항에 저항하는 메시지를 좀 더 구체적으로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저런 애들 때문에 일반 여성들 인권까지 끌어내려진다”
“BJ들은 돈 벌려고 스스로 벗방 선택한거니 신경끄고, 너네는 성폭력 피해자들이나 신경써라”
개인을 향한 비난과 낙인은 폭력와 혐오에 지나지 않음을 얘기하고 싶었는데 그 언어는 가 닿지 않은 채 오히려 그 혐오의 골이 너무 깊다는 것만을 확인하며 좌절스럽기도 했고,
“이런 데에 페미니즘을 갖다 붙이냐” 와 같은 댓글이 성명서 아래에 달리는 것을 보면서는 페미니즘이라는 같은 소리를 내는 단어가 여러 의미로 쓰이고 있음도 재차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댓글에서 같은 “여성”들의 섹슈얼리티 위계를 둘러싼 불안과 공포를 마주하면서는 단체가 지향하고 있는 “모든 여성을 위한 해방”이라는 가치가 어떻게 비칠지, 우리의 언어가 오해받는 지점은 어디인지 답도 안나오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되묻게도 되었습니다. “한사성 후원을 통해 제가 응원하고 싶었던 여성은 ‘모든’ 여성은 아니었나 봅니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탈퇴를 요청하신 회원분들도 여럿 생겨났어요. 고민이 계속 되었습니다.
한사성만의 고민으로는 계속 제자리에 맴돌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에 성명서 다음의 질문을 찾는 집담회를 급히 기획했고, 홍보한 날짜가 2주가 채 되지 못했는데도, 당일 사정으로 불참한 사전 신청자들보다 더 많은 현장 참여자분들이 이안젤라홀을 꽉 채워 집담회가 시작되었습니다.
먼저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신성연이 활동가가 [온라인 페미니즘과 여성 BJ]라는 주제로 집담회를 열어주었습니다.

신성연이 활동가는 온라인 페미니즘에서 논쟁의 중심이 된 “성적 대상화” 개념에 대해 먼저 얘기를 시작했는데요. 성적대상화가 성차별을 얘기하는 핵심 개념이며 여성의 안전을 위협하는 근간으로 이해되고 그에 따라 사회적 낙인(슬럿)과 거리를 두며 안전을 추구하고자 할 때, 특히 ‘자발적으로 성적 대상화를 선택’ 한 것으로 보이는 여성들이 가장 논쟁적인 범주가 될 수 밖에 없음을 짚습니다.
성적 대상화 되지 않을 권리의 주장이 명백히 저항의 의미를 가지기는 하지만, 그로 인해 신체를 자발적으로 노출한다고 여겨지는 여성들은 연대하거나 공존하기 어려운 존재로 개념화 되는 것이라고요.
그 ‘자발적 성적대상화’를 적극적으로 재현하고 있는 여성BJ들은 ‘사이버 창녀’라고 이름붙여 지기도 하며 이들을 둘러싼 여러 말들이 보태어 지고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여성 BJ들이 쉽게 큰 돈을 벌어 여성 혐오적 통념을 강화하고 공급을 지속시킨다"는 말들을 들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이런 담론들은 여성 중심 온라인 커뮤니티, 트위터 등에서 인용되고, 익명성과 취소문화(협업처 항의 등) 전략 등이 더해져 권력을 얻어가고 있다고 말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음지와 양지의 구분이 점차 강화되고요.
신성연이 활동가는 페미니즘의 과제로, “여성BJ를 둘러싼 현상에 질문하기”를 제시했습니다. 여성 BJ에 대한 비난은 신자유주의, 능력주의, 플랫폼 경제 등 복합적인 맥락에서 구성되는데다 무엇이 양지이고 음지인지 명확히 구획하는 것은 불가능함을 강조하며, 도덕적 판단을 내려놓고 여성 BJ들이 놓인 사회구조적 맥락을 진지하게 탐색할 필요가 있음을 얘기했습니다.
“심판하는 페미니즘이 아니라 질문하는 페미니즘”으로 헤치고 나아가자는 말이 지금 우리에게 꼭 필요한 초대로 들렸어요.

이어 두번째로는 반성매매인권행동 이룸(이하 이룸)의 나나 활동가가 [추상적이고 거대한 성산업 속에서 페미니즘 운동의 질문 찾기]라는 주제로 이야기했습니다.
‘벗방’ 산업을 ‘음란’의 문제가 아니라 페미니즘적으로 바라보고자 고민했던 이룸은 그 고민의 시작으로 벗방 방송 모니터링을 시작했다고 했는데요. 1) ‘음란’한 행위로 ‘많은 돈’을 번다. 2)‘속임수’에 넘어가 벗방을 하니 ‘성착취 피해’를 겪고 있다. 온라인 페미니스트 중 일부는 3) “여성BJ가 ‘여성 인권’을 하락시킨다고 비난한다” 는 세 가지를 우리 사회의 담론으로 짚었습니다.
그러나 이 담론을 둘러싼 그 어떤 질문도, 이미 합법적이며 공식적인 시장 영역을 차지한 벗방 산업을 설명하기엔 충분하지 않기에 이 산업을 바라보는데 필요한 ‘페미니즘적 질문과 시선은 무엇이 되어야 할까’ 를 고민해야한다고 강조했어요.
“여성의 몸으로 많은 돈이 벌리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와 동시에 성매매에 머무르고자 하는 여성들과 공동의 이해관계 만들기”
“각자도생의 신자유주의 조건 속에서, 성매매 산업을 경제적 불평등과 젠더권력의 문제로 바라보자고 말하는 일” 등을 페미니즘적 질문으로 채택하며, 페미니스트 동지들에게 어떤 언어로 말을 걸어야 할지에 대한 질문을 함께 남겨주는 시간이었습니다.

다음으로는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이하 전국연대) 신지영 님의 [‘성매매하지 않을 권리’를 넘어 ‘소비되지 않을 권리’]로 가 이어졌습니다.
"왜 그런 방송을 했냐, 왜 본인의 몸을 노출하냐" 등 여성 BJ를 둘러싼 논쟁에 등장하는 질문은 여성 개인에게로 향하고 있지요. 그리고 이들이 다른 일을 하려고 할 때에도 “왜 양지로 나오려 하냐?”는 질문이 여성에게 던져집니다. 그러나 정작 그 산업을 가능하게 만드는 남성들의 수요나 플랫폼 자본은 비난의 중심에서 벗어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야기를 시작해 주셨어요.
음지고 양지고의 구분 따위는 남성 수요자들에겐 1도 중요하지 않고 그저 여성의 몸을 자원으로 하여 만들어진 온갖 컨텐츠를 그저 계속 소비할 뿐이죠. 자신의 몸과 섹슈얼리티를 더 나은 상품으로 만들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게 되는 그 소비 구조 안에서 여성들은 더 큰 보상을 받을 방법을 학습, 강화하게 되고요.
이와 같이 여성의 몸을 당연하게 소비하는 사회에서 우리가 해야할 것은 특정 여성들만을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 여성의 몸을 소비하고 위계화하는 사회에 질문하고 도전하는 일이라는 발언으로 마무리해주셨습니다.
발표자들께 드린 시간은 단 10분, 그러나 다들 하고픈 이야기들을 꾹꾹 눌러 담은지라 발언 속도는 1.25배 쯤으로 배속되어 갔어요.
다음 래퍼는 한국성폭력상담소의 산 님! 발제 제목은 [배제하면 안전할 거라는 착각]이었습니다.

산 활동가는 QWER 사례를 들며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하셨는데요.
QWER은 남성 타겟 컨텐츠 크리에이터로 멤버가 구성된 걸밴드인데요. 기획자(aka.김계란)가 여성BJ를 향한 낙인을 오히려 밴드의 정체성으로 삼아, 남성들에게 팔리는 마케팅 포인트로 적극 활용했다고 말합니다. 이 구조에서, 여성 개인인 멤버들은 앞에서 비난과 낙인을 뒤집어 쓰게 되면서도 주체성을 잃어버린 채 단순히 경유지로써만 기능하게 되고, 그 뒤에 숨어버린 실제 행위자(기획자 또는 플랫폼)는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 상황이 되죠. 그러니 우리가 해야할 것은 범주 외의 여성들, 존재들을 몰아내면 안전해질 것이라는 감각들이 어디에서 기인하는지 찾아보는 동시에 진짜 행위자에게 문제제기와 책임묻기를 계속 해야 함을 강조해 말씀하셨어요.
마지막으로 한국여성민우회 은수 활동가가 [페미니스트로서 누구의 곁에 있어야 할지 고민된다면]이라는 제목으로 이야기를 나눠주셨어요. 오늘 발제의 내용에 맞춰 착장을 고르느라 시간을 많이 쓰셨다고 해요. 성적 대상화의 주요한 요소인 ‘여성스러움’이라는 것은 남성 중심 사회에서 여성을 취약하게 만들게 되는데, 이에 저항하는 의미로 확신의 여성 패싱 원피스를 입고 와 주셨지요.

은수 활동가는 페미니즘의 언어가 때로 누가 진짜 여성이고 보호받을 만한 자격이 있는 여성인지를 판별하며 경계를 만들어 온 것 같다며 “생물학적 여성만을 구한다”거나 “페미니즘은 성차별적 조건을 뛰어넘어 자기 몫을 되찾는 것이다. 여성들이여 자본과 자원을 쟁취하자” 라는 식의 지난 페미니즘 구호들이 가진 한계를 짚었습니다.
그리고 “여성BJ들이 섹슈얼리티를 자원 삼아 쉽게 돈 벌고 심지어 그 일을 부끄러워하지도 않은 채 양지의 일을 할 수 있게 된다”는 감각으로 여성 BJ들에게 분노한 여성들이 “남성들을 위한 콘텐츠 생산을 중단할 것” “BJ산업의 어두운 면을 폭로할 것” “여성 크리에이터들을 보호하는 진정성있는 행보를 보일 것”등을 요구하기도 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이들에게 소위 사회적 통념에 부합할 것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가려지는것을 들여다보자고 청합니다.
페미니즘의 시각과 고민은 과거의 기준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시대의 변화에 따라 새롭게 등장한 또다른 차별의 조건을 계속 질문하고 그 연대의 범위를 촘촘하고 넓게 확장해야 한다고요.
이렇게 다섯 분의 같고도 다른 말하기가 마무리 되고, 청중들과 함께 플로어 토론을 이어갔는데요.
여성 BJ를 비하하는 발언을 하는 친구들과 어떻게 대화할지 고민이라는 질문이 있었어요. 대화를 포기하지 않고 연대를 보내기, 분리와 배제로 안전해질 수 있다는 환상을 깨고 차이 가운데에서도 동질성을 발견하며 함께 살아가기를 고민하자는 응답들을 나눠 주셨습니다.
BJ들을 음지에만 머무르게 하는 그 불안과 공포가 어디에서 기인하는지 궁금하다는 질문엔 누군가를 배제하고 혐오하는 걸 정당화하는데 안전담론이 작동하고 있음과, 보호할 가치가 있는 여성과 아닌 여성을 나누는 것으로 안전해질 방법을 찾을 수 없으니 해법이 될 만한 페미니즘적 질문을 찾아보자는 이야기들이 오갔습니다.

한시간 가까이 플로어 토론이 이어진 후. 한사성이 주최했음에도 이안젤라 홀 대관을 비롯 전폭 지원을 아끼지 않은 한국성폭력상담소에 특별한 감사를 전하며 자리를 마무리 했습니다.
집담회의 열기가 채 식기 전에, 현장 참여자의 후기가 한사성으로 도착했어요.
“벗방과 여캠의 차이에 대해 잠깐 언급해 주셨는데 좀 더 자세히 듣고 싶었어요. 이번처럼 여러 단체의 활동가분들이 모여 이야기 나누는 자리가 지속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네!! 한사성도 이번 집담회가 귀하고 소중한 자리가 되었음을 무척 감사하게 여기며 후속활동에 대한 궁리도 계속 해나가겠습니다.
집담회에 직접 참여해주신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박주연 기자님의 기사입니다.
“여성 BJ에게 ‘양지로 나오지 말라’는 비난은 부당해” 〈여성 BJ를 둘러싼 페미니즘의 시선과 질문들〉 집담회 개최
집담회 자료집은 아래에서 다운받으실 수 있습니다.
지난 6월 18일,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의 주최로 집담회 <여성 BJ를 둘러싼 현상에 페미니즘으로 질문하기>가 진행되었습니다.
이 날 현장에서 오고간 이야기들은 한여름에도 서빙고라고 불린다는 한성폭 이안젤라홀을 뜨겁게 데우고도 남았어요. 더 많은 분들과 함께 하지 못 해, 현장의 기록을 충분히 생생하게 남기지 못 해 못내 아쉬웠던 “집담회 <여성 BJ를 둘러싼 현상에 페미니즘으로 질문하기>” 후기를 전합니다.
지난 4월 23일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이하 한사성)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양지’와 ‘음지’라는 구분을 거부한다. - 인터넷 방송 BJ 여성의 광고 모델 기용 취소 및 사이버몹에 부쳐>
이는 인터넷 방송 BJ 여성에게 가해지는 비난과 폭력에 대한 문제제기와 함께 ‘양지’와 ‘음지’로 표상되는 섹슈얼리티 위계, 비정상성 낙인에 저항하고자 하고자 함 이었는데요.
성명 발표 이후 한사성은 저항에 저항하는 메시지를 좀 더 구체적으로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저런 애들 때문에 일반 여성들 인권까지 끌어내려진다”
“BJ들은 돈 벌려고 스스로 벗방 선택한거니 신경끄고, 너네는 성폭력 피해자들이나 신경써라”
개인을 향한 비난과 낙인은 폭력와 혐오에 지나지 않음을 얘기하고 싶었는데 그 언어는 가 닿지 않은 채 오히려 그 혐오의 골이 너무 깊다는 것만을 확인하며 좌절스럽기도 했고,
“이런 데에 페미니즘을 갖다 붙이냐” 와 같은 댓글이 성명서 아래에 달리는 것을 보면서는 페미니즘이라는 같은 소리를 내는 단어가 여러 의미로 쓰이고 있음도 재차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댓글에서 같은 “여성”들의 섹슈얼리티 위계를 둘러싼 불안과 공포를 마주하면서는 단체가 지향하고 있는 “모든 여성을 위한 해방”이라는 가치가 어떻게 비칠지, 우리의 언어가 오해받는 지점은 어디인지 답도 안나오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되묻게도 되었습니다. “한사성 후원을 통해 제가 응원하고 싶었던 여성은 ‘모든’ 여성은 아니었나 봅니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탈퇴를 요청하신 회원분들도 여럿 생겨났어요. 고민이 계속 되었습니다.
한사성만의 고민으로는 계속 제자리에 맴돌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에 성명서 다음의 질문을 찾는 집담회를 급히 기획했고, 홍보한 날짜가 2주가 채 되지 못했는데도, 당일 사정으로 불참한 사전 신청자들보다 더 많은 현장 참여자분들이 이안젤라홀을 꽉 채워 집담회가 시작되었습니다.
먼저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신성연이 활동가가 [온라인 페미니즘과 여성 BJ]라는 주제로 집담회를 열어주었습니다.
신성연이 활동가는 온라인 페미니즘에서 논쟁의 중심이 된 “성적 대상화” 개념에 대해 먼저 얘기를 시작했는데요. 성적대상화가 성차별을 얘기하는 핵심 개념이며 여성의 안전을 위협하는 근간으로 이해되고 그에 따라 사회적 낙인(슬럿)과 거리를 두며 안전을 추구하고자 할 때, 특히 ‘자발적으로 성적 대상화를 선택’ 한 것으로 보이는 여성들이 가장 논쟁적인 범주가 될 수 밖에 없음을 짚습니다.
성적 대상화 되지 않을 권리의 주장이 명백히 저항의 의미를 가지기는 하지만, 그로 인해 신체를 자발적으로 노출한다고 여겨지는 여성들은 연대하거나 공존하기 어려운 존재로 개념화 되는 것이라고요.
그 ‘자발적 성적대상화’를 적극적으로 재현하고 있는 여성BJ들은 ‘사이버 창녀’라고 이름붙여 지기도 하며 이들을 둘러싼 여러 말들이 보태어 지고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여성 BJ들이 쉽게 큰 돈을 벌어 여성 혐오적 통념을 강화하고 공급을 지속시킨다"는 말들을 들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이런 담론들은 여성 중심 온라인 커뮤니티, 트위터 등에서 인용되고, 익명성과 취소문화(협업처 항의 등) 전략 등이 더해져 권력을 얻어가고 있다고 말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음지와 양지의 구분이 점차 강화되고요.
신성연이 활동가는 페미니즘의 과제로, “여성BJ를 둘러싼 현상에 질문하기”를 제시했습니다. 여성 BJ에 대한 비난은 신자유주의, 능력주의, 플랫폼 경제 등 복합적인 맥락에서 구성되는데다 무엇이 양지이고 음지인지 명확히 구획하는 것은 불가능함을 강조하며, 도덕적 판단을 내려놓고 여성 BJ들이 놓인 사회구조적 맥락을 진지하게 탐색할 필요가 있음을 얘기했습니다.
“심판하는 페미니즘이 아니라 질문하는 페미니즘”으로 헤치고 나아가자는 말이 지금 우리에게 꼭 필요한 초대로 들렸어요.
이어 두번째로는 반성매매인권행동 이룸(이하 이룸)의 나나 활동가가 [추상적이고 거대한 성산업 속에서 페미니즘 운동의 질문 찾기]라는 주제로 이야기했습니다.
‘벗방’ 산업을 ‘음란’의 문제가 아니라 페미니즘적으로 바라보고자 고민했던 이룸은 그 고민의 시작으로 벗방 방송 모니터링을 시작했다고 했는데요. 1) ‘음란’한 행위로 ‘많은 돈’을 번다. 2)‘속임수’에 넘어가 벗방을 하니 ‘성착취 피해’를 겪고 있다. 온라인 페미니스트 중 일부는 3) “여성BJ가 ‘여성 인권’을 하락시킨다고 비난한다” 는 세 가지를 우리 사회의 담론으로 짚었습니다.
그러나 이 담론을 둘러싼 그 어떤 질문도, 이미 합법적이며 공식적인 시장 영역을 차지한 벗방 산업을 설명하기엔 충분하지 않기에 이 산업을 바라보는데 필요한 ‘페미니즘적 질문과 시선은 무엇이 되어야 할까’ 를 고민해야한다고 강조했어요.
“여성의 몸으로 많은 돈이 벌리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와 동시에 성매매에 머무르고자 하는 여성들과 공동의 이해관계 만들기”
“각자도생의 신자유주의 조건 속에서, 성매매 산업을 경제적 불평등과 젠더권력의 문제로 바라보자고 말하는 일” 등을 페미니즘적 질문으로 채택하며, 페미니스트 동지들에게 어떤 언어로 말을 걸어야 할지에 대한 질문을 함께 남겨주는 시간이었습니다.
다음으로는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이하 전국연대) 신지영 님의 [‘성매매하지 않을 권리’를 넘어 ‘소비되지 않을 권리’]로 가 이어졌습니다.
"왜 그런 방송을 했냐, 왜 본인의 몸을 노출하냐" 등 여성 BJ를 둘러싼 논쟁에 등장하는 질문은 여성 개인에게로 향하고 있지요. 그리고 이들이 다른 일을 하려고 할 때에도 “왜 양지로 나오려 하냐?”는 질문이 여성에게 던져집니다. 그러나 정작 그 산업을 가능하게 만드는 남성들의 수요나 플랫폼 자본은 비난의 중심에서 벗어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야기를 시작해 주셨어요.
음지고 양지고의 구분 따위는 남성 수요자들에겐 1도 중요하지 않고 그저 여성의 몸을 자원으로 하여 만들어진 온갖 컨텐츠를 그저 계속 소비할 뿐이죠. 자신의 몸과 섹슈얼리티를 더 나은 상품으로 만들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게 되는 그 소비 구조 안에서 여성들은 더 큰 보상을 받을 방법을 학습, 강화하게 되고요.
이와 같이 여성의 몸을 당연하게 소비하는 사회에서 우리가 해야할 것은 특정 여성들만을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 여성의 몸을 소비하고 위계화하는 사회에 질문하고 도전하는 일이라는 발언으로 마무리해주셨습니다.
발표자들께 드린 시간은 단 10분, 그러나 다들 하고픈 이야기들을 꾹꾹 눌러 담은지라 발언 속도는 1.25배 쯤으로 배속되어 갔어요.
다음 래퍼는 한국성폭력상담소의 산 님! 발제 제목은 [배제하면 안전할 거라는 착각]이었습니다.
산 활동가는 QWER 사례를 들며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하셨는데요.
QWER은 남성 타겟 컨텐츠 크리에이터로 멤버가 구성된 걸밴드인데요. 기획자(aka.김계란)가 여성BJ를 향한 낙인을 오히려 밴드의 정체성으로 삼아, 남성들에게 팔리는 마케팅 포인트로 적극 활용했다고 말합니다. 이 구조에서, 여성 개인인 멤버들은 앞에서 비난과 낙인을 뒤집어 쓰게 되면서도 주체성을 잃어버린 채 단순히 경유지로써만 기능하게 되고, 그 뒤에 숨어버린 실제 행위자(기획자 또는 플랫폼)는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 상황이 되죠. 그러니 우리가 해야할 것은 범주 외의 여성들, 존재들을 몰아내면 안전해질 것이라는 감각들이 어디에서 기인하는지 찾아보는 동시에 진짜 행위자에게 문제제기와 책임묻기를 계속 해야 함을 강조해 말씀하셨어요.
마지막으로 한국여성민우회 은수 활동가가 [페미니스트로서 누구의 곁에 있어야 할지 고민된다면]이라는 제목으로 이야기를 나눠주셨어요. 오늘 발제의 내용에 맞춰 착장을 고르느라 시간을 많이 쓰셨다고 해요. 성적 대상화의 주요한 요소인 ‘여성스러움’이라는 것은 남성 중심 사회에서 여성을 취약하게 만들게 되는데, 이에 저항하는 의미로 확신의 여성 패싱 원피스를 입고 와 주셨지요.
은수 활동가는 페미니즘의 언어가 때로 누가 진짜 여성이고 보호받을 만한 자격이 있는 여성인지를 판별하며 경계를 만들어 온 것 같다며 “생물학적 여성만을 구한다”거나 “페미니즘은 성차별적 조건을 뛰어넘어 자기 몫을 되찾는 것이다. 여성들이여 자본과 자원을 쟁취하자” 라는 식의 지난 페미니즘 구호들이 가진 한계를 짚었습니다.
그리고 “여성BJ들이 섹슈얼리티를 자원 삼아 쉽게 돈 벌고 심지어 그 일을 부끄러워하지도 않은 채 양지의 일을 할 수 있게 된다”는 감각으로 여성 BJ들에게 분노한 여성들이 “남성들을 위한 콘텐츠 생산을 중단할 것” “BJ산업의 어두운 면을 폭로할 것” “여성 크리에이터들을 보호하는 진정성있는 행보를 보일 것”등을 요구하기도 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이들에게 소위 사회적 통념에 부합할 것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가려지는것을 들여다보자고 청합니다.
페미니즘의 시각과 고민은 과거의 기준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시대의 변화에 따라 새롭게 등장한 또다른 차별의 조건을 계속 질문하고 그 연대의 범위를 촘촘하고 넓게 확장해야 한다고요.
이렇게 다섯 분의 같고도 다른 말하기가 마무리 되고, 청중들과 함께 플로어 토론을 이어갔는데요.
여성 BJ를 비하하는 발언을 하는 친구들과 어떻게 대화할지 고민이라는 질문이 있었어요. 대화를 포기하지 않고 연대를 보내기, 분리와 배제로 안전해질 수 있다는 환상을 깨고 차이 가운데에서도 동질성을 발견하며 함께 살아가기를 고민하자는 응답들을 나눠 주셨습니다.
BJ들을 음지에만 머무르게 하는 그 불안과 공포가 어디에서 기인하는지 궁금하다는 질문엔 누군가를 배제하고 혐오하는 걸 정당화하는데 안전담론이 작동하고 있음과, 보호할 가치가 있는 여성과 아닌 여성을 나누는 것으로 안전해질 방법을 찾을 수 없으니 해법이 될 만한 페미니즘적 질문을 찾아보자는 이야기들이 오갔습니다.
한시간 가까이 플로어 토론이 이어진 후. 한사성이 주최했음에도 이안젤라 홀 대관을 비롯 전폭 지원을 아끼지 않은 한국성폭력상담소에 특별한 감사를 전하며 자리를 마무리 했습니다.
집담회의 열기가 채 식기 전에, 현장 참여자의 후기가 한사성으로 도착했어요.
“벗방과 여캠의 차이에 대해 잠깐 언급해 주셨는데 좀 더 자세히 듣고 싶었어요. 이번처럼 여러 단체의 활동가분들이 모여 이야기 나누는 자리가 지속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네!! 한사성도 이번 집담회가 귀하고 소중한 자리가 되었음을 무척 감사하게 여기며 후속활동에 대한 궁리도 계속 해나가겠습니다.
집담회에 직접 참여해주신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박주연 기자님의 기사입니다.
“여성 BJ에게 ‘양지로 나오지 말라’는 비난은 부당해” 〈여성 BJ를 둘러싼 페미니즘의 시선과 질문들〉 집담회 개최
집담회 자료집은 아래에서 다운받으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