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운동과_함께하는_시민행동

한사성
2022-01-18
조회수 360


고 장자연 씨를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되었던 전 조선일보 기자 조희천이 오늘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조희천은 2008년에 장자연 씨의 기획사 대표인 김종승의 생일을 축하하는 술자리에서 장자연 씨를 성추행한 혐의를 받아왔습니다.



무죄를 선고한 법원의 판결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직원들이 수시로 왔다 갔다 하는 곳에서의 강제추행은 가능하기 어렵다.”
“성추행이 있었으면 생일파티 분위기는 안 좋았을 것”



오늘 한사성은 녹색당 주최 조희천 1심 선고 기자회견에서 연대발언을 했습니다. 기자회견 준비 중에 무죄 판결이 나와 원래 준비했던 발언문을 수정할 수밖에 없었지만, 원래는 조희천을 비롯한 수많은 자들이 진실을 은폐해왔고 그 진실을 드러내기 위해 증언자가 얼마나 외롭고 긴 싸움을 해왔는지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고인을 고통스럽게 한 수많은 가해자들을 낱낱이 밝혀 재수사할 책임을 국가에게 묻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사법부에 물으려 했습니다. 이 사회의 정의란 무엇입니까? 국가는 여성이 거래되는 것을 허용하는 것입니까?  그러나 조희천의 무죄 선고로 그 답을 이미 들은 것 같습니다. 우리 사회의 정의에 여성은 없었습니다.



조희천은 유죄입니다. 여성을 거래하고 착취함으로써 권력을 유지하고, 그 착취 구조를 은폐해온 모든 이들이 유죄입니다. 조희천이 무죄 선고를 받는 세상에서, 여성은 인간일 수 없습니다. 가해자 처벌과 진상 규명을 이뤄낼 때까지, 한사성은 포기하지 않고 싸울 것입니다. 여성이 수단, 도구, 대상으로 여겨지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낼 것입니다. 



아래는 #미투운동과_함께하는_시민행동 성명서 전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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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담함을 이루 말할 수 없다.
조선일보 전 기자 조희천 무죄판결로 
집단성폭력 성산업 삭제시키는 재판부 용납할 수 없다.
고 장자연배우의 죽음을 헛되이 한 재판부를 규탄한다.
고 장자연배우사건을 진상규명하라! 



참담함을 이루 말할 수 없다. 법원은 오늘, 고 장자연씨에 대한 강제추행죄로 기소된 조선일보 전 기자 조희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조희천의 강제추행 및 접대강요 행위는 이미 2009년 사건 당시 경찰조사단계에서부터 문제가 되었던 사안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검찰은 증인의 일관적인 사건 진술에도 불구하고 지엽적인 부분을 문제 삼아 진술을 받아들이지 않고 불기소 처분 하였다. 이에 2019년 5월,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일관성이 있는 핵심목격자의 진술을 배척한 채 신빙성이 부족한 술자리 동석자들의 진술을 근거로 불기소 처분했다”며 검찰에 재수사를 권고했다. 검찰은 재수사를 진행하였고 수차례 진행된 재판과정을 통해 조희천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다. 



그러나 법원에서는 “직원들이 수시로 왔다갔다하는 곳에서의 강제추행은 가능하기 어렵다”, “성추행이 있었으면 생일파티 분위기는 안 좋았을 것”라는 식의 납득할수 없는 판단 근거를 들어 오늘 조희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2009년 당시 사건과 관련된 언론사 대표와 중소기업 사장 등 10명이 모두 무혐의로 풀려나고 기획사 대표만이 ‘폭행죄’로 징역4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성착취 피해자는 있으나 가해자는 없는 말도 안되는 결과에 온 국민이 분노했으며 제대로 된 진상규명과 관련자의 처벌을 꾸준히 요구해왔다. 고 장자연씨 사건은 과거사위에서 지적하듯이 수많은 수사위법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공소시효를 이유로 기소조차 하지 못한 상황에서 가해자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유일한 사건이 바로 조희천에 대한 정의로운 판결이었다.



그러나 재판부는 조희천의 강제추행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그러나 이는 존재하는 피해자를 부정하는 일이자 여론에 자신의 책임을 떠넘기는 행태이다.  



직접적인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통해 고 장자연씨의 피해에 대한 명예를 되찾고 사건의 진상규명에 한걸음 다가갈 수 있도록 하였어야 한다. 그러나 이런 기대를 무참히 무너뜨린 재판부의 판결에 대해 우리는 분노를 넘어 진상규명에 대한 의지를 새롭게 다질 수밖에 없다. 



고 장자연씨 사건의 본질은 여성에 대한 성착취와 권력층의 진실 조작 및 은폐이다. ‘힘없고 나약한 신인 여성 배우’에게 가해진 술접대 및 ‘성상납’ 강요 등 우리사회 권력층이 여성을 어떻게 도구화하고 수단으로서 ‘사용’했는지는 아직까지도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과거사위원회를 통해 2009년 당시 검·경찰에 의한 부실수사가 밝혀졌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관련된 권력자들은 증언자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형성하고 진실을 은폐하려 하고 있다. 여성을 수단으로 취급하는 권력층의 행태를 온 대중이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응당한 처벌을 받지 않는다면, 여성폭력에 대한 사회정의를 어떻게 바로 세울 수 있을 것인가.   



고 장자연씨 사건을 제대로 규명하고 가해자들이 응당한 처벌을 받는 것이야말로 피해자의 명예를 회복하는 길이며, 남성권력 카르텔에 균열을 내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위한 한 발을 내딛는 일이 될 것이다. 이에 우리는 이번 판결에 굴하지 않고 새로운 의지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진상규명과 가해자 처벌이 될 수 있도록 싸워나갈 것이다.  



2019년 8월 22일
#미투운동과_함께하는_시민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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