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9일 오늘, 텔레그램성착취 공대위는 두 가지 재판을 모니터링했습니다. 오전에는 '박사방' 운영공범이자, 강간 혐의를 받고 있는 한모씨의 재판에 다녀왔습니다. 피의자는 모든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검찰에서는 조사중인 사건에 대해 추가 기소를 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오후에는 '박사방' 공판준비기일을 모니터링과 피켓팅을 진행했습니다.

'박사' 조주빈과 '태평양' 이모씨, '박사방' 운영 공범이자 살인모의 혐의를 받고 있는 강모씨의 재판이 병합되어 이루어졌습니다.

피해자변호인이 공소사실이 언론을 통해 자세히 보도되어 2차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을 이야기하며 비공개를 요청했습니다. 재판 전체 비공개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나 검찰 진술은 모두 비공개로 진행됐습니다.

3명의 가해자들은 제작 공모에 대한 책임은 인정했으나, 공모관계는 없다고 진술했습니다.

재판 이후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조주빈의 변호인은 협박을 부인하는 취지의 답변을 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이미 N번방(으로 대표되는 남성중심 강간문화)가 무엇을 먹고 자랐는지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입법부, 사법부, 언론, 그리고 또다른 사회 곳곳의 공범들을 마지막까지 추격할 것입니다.

공대위 박수진 변호사의 대언론 코멘트를 덧붙입니다. ''2020.04.29.  2020고합294 사건 제1회 공판준비기일 준비 / 박수진 변호사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 공동대책위원회 변호사 박수진입니다. 오늘 피고인 조주빈 외2명에 대한 형사재판이 시작되었습니다. 이 사건은 피고인의 처벌, 피해자 보호 둘 다 중요합니다. 피고인에 대한 제대로 된 처벌을 위해서 피해자분들의 의지가 높고, 저희 공대위는 영상물 삭제지원, 의료 및 상담지원, 법률지원 등 앞으로의 수사와 재판과정에서 피해자의 권리가 온전히, 충분히 보장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여 지원할 예정입니다. 추가로 이 자리에서, 피해자분들의 변호사로서 향후 재판 과정에서 언론사분들에게 강력히 부탁드릴 점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 번째, 취재와 보도과정에서 피해자와 그 가족의 2차 피해를 유발하지 않도록 피해자의 신상을 식별하거나 암시할 수 있는 정보는 절대, 조금도 공개하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출처가 어딘지 알 수 없으나 이미 몇몇 언론사에 이 사건 공소장과 수사기록이 유출되었고, 지난 주 공소장을 토대로 피해자들에 대한 일부 정보를 담은 이른바 “피해자 찾기”식 기사가 보도되었습니다. 언론은 설령 그것이 수사기관이나 법원 등이 제공하는 정보일지라도 그 공개의 적절성 여부를 판단해 자기 책임 하에 보도하여야 합니다. “신고나 고소를 통해서 피해자 본인이 밝힌 것이니, 재판에서 이미 공개된 것이니 자유롭게 보도할 수 있다”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경쟁적인 취재나 보도 과정에서 피해자나 가족에게 심각한 2차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유념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두 번째, 피해사실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이 사건의 특수성 때문에 인적사항이 아닌 “구체적인 피해사실”이 보도되는 것만으로도 피해자가 특정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 드립니다. 이 사건의 특수한 상황은 이렇습니다. 포털사이트에선 여전히 피해영상물의 캡쳐사진, 판매 게시글 등이 검색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설령 기사에서 특정피해자를 가명으로 보도하더라도, 피해내용에 대한 묘사가 구체적일 경우에는 해당 기사와 포털사이트 상의 정보가 결합되면서 특정 피해자의 신원이 노출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 때문에 저희 공대위는 언론대응으로 수사와 재판준비에 집중하기 여럽기도 합니다. 부디 이런 특수한 상황을 유념하해주시고, 앞으로의 보도가 피해자분들의 인권에 미칠 영향을 보다 세심히 고려하여 주시기를 요청 드립니다.

다시 한 번 강조 드립니다. 이번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의 본질과 무관한 피해자의 신상이나 구체적인 피해내용 등에 대한 보도를 자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부디 피해자의 권리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피해자 보호에 적합한 보도방식을 고민하여야 주시기 바랍니다. 언론의 범죄사건 보도는 범죄 예방과 사회정책적 대책 마련 등 공익적 목적달성이 그 본연의 목적인 만큼, 남성 중심적 성문화와 그릇된 성인식, 여성안전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의 부재, 범죄예방 체제의 미비 등 성범죄를 유발하는 사회구조적 문제에 보다 주목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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