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가 1400차를 맞은 수요시위에 연대발언으로 함께했습니다.
오늘은 김학순 할머니께서 1991년 8월 14일, 당신이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라는 사실을 세상에 밝힌 날로부터 꼬박 28년째 되는 날입니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도 김학순 할머니를 비롯한 일본군성노예제 피해경험자의 용기를 기억하고 1400차를 맞은 수요시위에 연대발언으로 함께했습니다.
한국 사회의 손가락질과 낙인 속에서도 용기 있는 증언과 실천을 이어온 일본군성노예제 피해경험자에게 깊은 연대의 마음을 보내며 서랑 활동가의 발언문을 공유합니다. 우리는 끝까지 싸워 반드시 이길 것입니다.
아래는 발언문 전문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의 서랑이라고 합니다.
저희 단체는 불법촬영, 사이버성폭력 문제를 다루고 피해 경험자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최근의 저는, 촬영물을 이용한 사이버성폭력이 대체 무엇을 침해하는지 더 정확한 언어를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무엇에 대한 침해이길래 피해 경험자들은 폭력을 겪은 이후에 계속해서 고통받고, 주위와 관계를 단절하고, 왜 본인의 피해 사실을 말하지 못하는지에 대해 말입니다.
그리고 폭력 그 자체의 경험만큼이나 피해자를 고통스럽게 하는 것은, 바로 피해자를 바라보는, 낙인을 찍는 시선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여성이 얼마나 문란했으면, 얼마나 몸을 함부로 “대주고” 다녔으면 그런 영상이 찍혔을까와 같은 말과 시선 들이 아직도 세상을 채우고 있습니다. 이런 말과 시선은 피해경험자들로 하여금 세상과 이어지는 문을 닫고, 피해 회복을 시도하지 못하게 만듭니다. 이렇듯 피해경험자에게 낙인을 찍는 행위는 존엄한 인간으로서 가지는 사회권과 인격권을 박탈합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가, 고 김학순 할머니께서 1991년 8월 14일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최초로 공개 증언한 날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피해경험자에 대한 낙인이 어떻게 작동했는지, 그 증언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왜 그토록 어려웠는지, 그래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 더욱더 많이, 끊임없이 말해져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여기 모인 이유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짚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리라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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