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부설 사이버성폭력상담소 상담통계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부설 사이버성폭력상담소(이하 본 상담소)는 2025년 동안 82명의 피해경험자와 861건의 활동가 상담을 진행했다. 2025년 통계에서 나타나는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상담 총 인원은 82명으로 최근 3년 사이에 가장 많았다. 둘째, 가장 많은 피해 유형은 기타, 그다음은 비동의유포와 불법촬영이었다. 비동의유포와 불법촬영 유형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셋째, 피해경험자의 93%는 여성이었으며, 가해자와의 관계에서는 친밀한 관계가 가장 많았다. 아래에서는 항목별 통계를 설명하고, 이어 2025년 상담 사례에서 도출된 쟁점을 살펴본다.
1. 2025년 상담 인원과 건수
상담 인원 | 82명(신규 내담자 71명, 기존 내담자 11명) |
상담 건수 | 861건 |
신규상담 매주 화요일~목요일 오후 1~5시에 전화로 접수받았으며, 공휴일 등을 제외하면 접수가 중단된 기간은 없다. 이미 지원하고 있는 사례의 상담은 수시로 이뤄졌다. 단순문의 등 상담으로 보기 어려운 건은 집계에서 제외했다.
▪ 신규상담 접수가 늘어나면서 상담 인원이 대폭 증가함
2025년 상담 인원은 총 82명이다. 당해의 신규 내담자는 71명,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만나온 내담자는 11명이다. 신규 내담자들이 늘어나면서 2023년 35명, 2024년 47명이었던 상담 총 인원이 82명으로 대폭 증가했다. 신규상담 가운데 상당수는 불법촬영물과 유포 피해에 관한 사례들이었다.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의 설립 등 정부가 주도하는 삭제지원 체계가 가동된 뒤부터 이러한 유형의 사례 접수가 감소하는 추세였던 것을 생각한다면 2025년의 증가는 인상적인 변화다. 그러나 증가의 명확한 원인을 가려내기는 어렵다. 2024년 하반기의 딥페이크 성폭력 문제 제기가 SNS와 언론을 통해 확대된 이후, 본 상담소는 신규상담 접수일을 2일에서 3일로 늘려 유지하고 있으나 이것을 인과로 볼 수는 없다. 사이버성폭력에 관한 사회적 이목이 특정한 시기에 집중되고, 접수 창구를 확대한 것을 포함해 어떤 피해 경험이 어떤 경로로 본 상담소에 도달하게 되는지 그 조건을 꾸준히 자료화하고자 한다. 총량의 증가와 더불어 비동의유포와 불법촬영이 전년의 두 배를 넘기면서 피해지원 구성이 변화했다는 지점 또한 유의미하다.
한편 기존 내담자는 2023년 18명, 2024년 13명에서 2025년에는 11명으로 감소했다. 사이버성폭력 피해지원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사례 종결이 쉽지 않다는 것인데, 예컨대 성적 촬영물 유포 피해가 반복돼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한 경우가 대표적인 경우다. 해를 거듭하면서 지속 사례들이 종결되고 있는 가운데, 당해의 사례가 어떻게 종결에 이르게 되었는지를 파악하면서 피해지원의 역할을 살펴본다.
2. 피해 유형
유형 | 건수 | 비율 |
기타 | 29 | 20% |
비동의유포 | 25 | 18% |
불법촬영 | 24 | 17% |
성적 괴롭힘 (명예훼손, 모욕 등) | 13 | 9% |
유포협박 | 10 | 7% |
사이버스토킹 | 10 | 7% |
불안피해 | 7 | 5% |
강제추행 | 6 | 4% |
통신매체이용음란 | 5 | 3% |
강간 | 5 | 4% |
합성편집 | 5 | 4% |
준강간 | 2 | 1% |
성적 촬영물 소지 | 1 | 1% |
온라인그루밍 | 0 | 0% |
총계 | 142 | 100% |
▪ 가장 높은 피해 유형은 기타, 그다음은 비동의유포와 불법촬영
본 상담소는 피해 유형을 집계할 때 한 명의 피해경험자가 겪은 모든 유형의 피해를 중복해서 집계한다. 82명이 겪은 피해 유형은 총 142건으로 1인당 1.7건이다.
2025년에 가장 많았던 피해 유형은 기타, 그다음은 비동의유포와 불법촬영이다. 기타가 가장 많이 집계되는 결과는 2022년부터 올해까지 4년째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것은 본 상담소가 사이버성폭력 외의 유형, 예컨대 피해경험자의 물건을 훔치고 파손하는 행위 등을 기타로 집계하는 방식 때문이기도 하다. 당해의 기타 유형에는 친밀한 관계에서의 일상 통제 행위, 성폭력 가해자의 역고소, 배우자가 여성들을 불법촬영한 것을 발견한 뒤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사례 등이 포함됐다.
더불어 아동·청소년의 피해와 성적 실천에 관한 조언을 구하는 양육자들과 교사들의 문의도 기타 항목에 포함됐다. 청소년들이 익명 채팅방에서 성적인 사진을 주고받는 행위에 개입해야 하는지, 남성 청소년이 여성 청소년과의 성관계 영상을 동의 없이 촬영한 뒤 친구와 함께 본 것을 어떻게 상담해야 하는지, 여성 청소년이 성인 남성에게 성적 촬영물과 스스로를 때리는 영상 등을 전송하지만 합의된 일이라고 설명할 때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 등의 질문이 접수됐다. 본 상담소에 접수되는 아동·청소년 사례의 두드러지는 특징은 접수되는 형태 자체다. 아동·청소년 사례는 주위 성인들이 ‘문제’라고 파악한 현상에 국한됐고, 아동·청소년 본인이 직접 연락하는 경우에는 단기 상담에 그치거나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지기 어려운 경우가 흔했다.
기타 유형에는 인터넷 개인방송 여성 BJ들의 사례도 포함됐다. BJ 경험에서 피해가 발생한 사례는 총 3건인데, 계약 당시 합의했던 것과 상이한 의상 등을 거부하기 어려운 문제, 엔터테인먼트사가 요구하는 방송 운영 방식을 따르기 힘들어 방송을 그만둔 것이 계약 위반에 해당된 사례 등이 접수됐다. 이런 사례들에는 젠더에 기반한 폭력성이 명백히 존재하나 이를 문제화할 수 있는 적합한 형법을 찾기 어렵고, 따라서 범죄 행위를 기반으로 구성된 상담통계의 항목에서 적합한 위치를 찾을 수 없어 기타에 포함됐다.
▪ 비동의유포와 불법촬영 유형의 증가
2024년과 비교해 비동의유포는 12건에서 25건, 불법촬영은 11건에서 24건으로 각각 두 배 이상 늘었으며, 유포협박도 4건에서 10건으로 늘어났다. 전체 유형 가운데 차지하는 비율도 비동의유포 14%에서 18%, 불법촬영 13%에서 17%, 유포협박 5%에서 7%로 함께 올랐다. 상담 인원의 증가에 따라 모든 유형이 고르게 늘어나기보다 특히 이 세 유형의 피해 경험이 두드러지게 접수됐다. 그 외에 성적 괴롭힘은 11건에서 13건으로 약간 상승했고, 합성편집은 5건으로 전년과 같았다.
2025년에 접수된 불법촬영과 비동의유포 피해 사례는 주로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했다. 두 피해 유형은 한 사람의 경험에서 동시에 발견되는 경우가 흔했으며, 유포협박은 성적 촬영물이 이미 있는 상황에서 발생하기도 했고, 촬영물의 존재를 암시해 불안피해를 야기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았다. 또한 피해의 발생과 인지 시점 사이의 시차가 존재한다는 특징 역시 반복됐는데, 당해에 접수된 사례의 대부분은 과거에 발생한 피해를 뒤늦게 인지한 것이었다.
3. 지원 유형
유형 | 건수 | 비율 |
상담지원 | 82 | 100% |
수사법률지원 | 25 | 30% |
심리정서지원 | 10 | 12% |
기타 지원 | 6 | 7% |
기관 연계 | 3 | 4% |
불안피해 모니터링 지원 | 1 | 1% |
총계 | 127 |
|
▪ 활동가 상담을 기반으로 지원을 상상하기
본 상담소의 피해경험자 지원 토대는 활동가 상담으로, 피해경험자의 상황과 맥락에서 의미를 발휘할 수 있는 자원을 탐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모든 사례에 해당되는 상담지원 82건은 피해경험자가 어떤 조건에 놓여 있는지, 피해의 실질적 의미가 어떻게 구성되는지, 이 경험이 그의 삶에 미치는 구체적인 영향을 가능한 한 파악하는 과정으로 이뤄졌다. 활동가들은 사이버성폭력과 관련된 처벌법을 숙지하려고 노력하지만 법률전문가는 아니며, 상담이라는 이름으로 피해경험자를 만나면서도 임상심리상담사는 아니다. 피해경험자들이 피해 이후에 구축하는 신뢰 관계의 일부, 더욱 구체적으로는 페미니스트 관계망이 되고자 노력하면서 이런 활동가 상담을 무엇이라고 이름 지을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 수사법률 지원은 예년과 같은 수준, 심리정서 지원은 감소
전체 상담 인원 대비로 보면, 수사법률지원은 2024년 30%(47명 중 14명)에서 2025년 30%(82명 중 25명)로 같은 수준이나 심리정서지원은 19%(47명 중 9명)에서 12%(82명 중 10명)로 감소했다. 본 상담소와 연결되는 피해경험자들 대부분은 법적 대응을 하고자 결심했는데, 피해를 구제하는 가장 기초적인 방법으로 법제도의 인정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았다. 심리정서 지원의 경우, 단기로 종결되는 사례들이 상당수였던 것과 더불어 심리상담의 효용을 회의하는 경향이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기타 지원은 모든 피해경험자가 수사법률지원과 심리정서지원을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면 때문에 존재한다. 특히 사회적 낙인이 강력할수록 법적 대응은 하기 어렵고, 비난받으리라는 불신이 높을 때는 심리상담으로 진입하기 쉽지 않다. 2025년 기타 지원에는 엔터테인먼트사와 BJ 계약을 맺은 이후 업체에서 부과한 채무를 감당하기 위한 작업을 함께하는 것 등이 기타 지원으로 집계됐다.
4. 피해경험자 연령
연령 | 인원 | 비율 |
19세 이상~30세 미만 | 31 | 38% |
미확인 | 25 | 30% |
30세 이상~40세 미만 | 11 | 13% |
13세 이상~19세 미만 | 10 | 12% |
40세 이상~50세 미만 | 5 | 6% |
13세 미만 | 0 | 0% |
50세 이상~65세 미만 | 0 | 0% |
65세 이상 | 0 | 0% |
총계 | 82 | 100% |
▪ 피해경험자 연령 분포는 19~30세 미만이 가장 높고, 13~19세 미만 비율도 나타남
연령이 확인된 57명의 분포도는 19~30세 미만 55%, 30~40세 미만 19%, 13~19세 미만 17%, 40~50세 미만 9%다.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연령대는 19~30세 미만으로, 매년 상담통계에서 이 연령대의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다. 13~19세 미만은 11%에서 17%로 약간 늘었는데, 아동·청소년 관련 문의에서 피해경험자로 드러난 경우에 집계에 포함했다.
연령 미확인은 지속 상담이 이루어지지 않아 연령을 확인할 상황에 이르지 못한 경우다. 2024년 21%에서 2025년 30%로 증가한 이유는 신규 단기 상담이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5. 피해경험자 성별
피해경험자 성별 | 인원 | 비율 |
여 | 76 | 93% |
남 | 3 | 4% |
미확인 | 3 | 4% |
기타 | 0 | 0% |
총계 | 82 | 100% |
▪ 여성이 피해경험자의 대다수
피해경험자의 93%는 여성이었다. 남성 피해경험자는 3명으로, 성 소수자로서 피해를 경험한 사례를 비롯해 복잡한 맥락에서 사건을 경험한 이들의 사례가 접수가 됐다.
6. 가해자 성별
가해자 성별 | 인원 | 비율 |
남 | 56 | 68% |
미확인 | 15 | 18% |
신원불상 | 5 | 6% |
여 | 2 | 2% |
남녀동시(가해자 복수) | 2 | 2% |
기타 | 1 | 1% |
해당 없음 | 1 | 1% |
총계 | 82 | 100% |
▪ 남성이 가해자의 대다수
가해자의 성별은 남성이 56명(68%)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신원불상 5명(6%)은 가해자를 특정하기 어려운 온라인 괴롭힘 사례에 포진해 있었다. 불안피해 사례 등은 ‘해당 없음’으로 분류하여 집계했다.
7. 피해경험자-가해자 관계
유형 | 건수 | 비율 |
애인관계(현/전 모두) | 20 | 24% |
기타 | 17 | 20% |
미확인 | 16 | 20% |
지인 | 14 | 16% |
신원불상 | 10 | 12% |
채팅 상대 | 7 | 8% |
배우자관계(현/전 모두) | 1 | 1% |
가해자없음 | 0 | 0% |
총계 | 85 | 99% |
▪ 친밀한 관계에서의 피해 발생이 가장 높은 비율
피해경험자-가해자 관계는 애인 관계가 20건(24%)으로 가장 많았다. 건수로 보면 2024년 14건에서 상승했으나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9%에서 24%로 낮아졌다. 친밀한 관계 내에서 발생하는 사이버성폭력은 동의 문화의 부재,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통제, 그리고 성적 촬영물이 여성의 평판을 훼손한다는 확신 아래에서 이뤄지고 있었다. 애인 관계, 혹은 사실혼 관계에서 발생한 피해는 그 관계의 맥락과 피해경험자의 위치에 따라 대응의 여부를 갈등하는 핵심적인 요소였다.
▪ 기타, 신원불상 등 모르는 사람에 의한 피해
그다음으로 높은 비율은 기타(17건, 20%)였다. 기타에 속한 사례는 현재의 분류 항목에 해당하지 않는 관계들이었다. 예컨대 업무 계약을 맺은 엔터테인먼트사 혹은 기획사, 인터넷 개인방송 시청자, 사이버레카 등이 여기에 속한다. 유포 피해의 경우에는 가해자가 특정돼 신원불상 상태는 아니지만 완전히 모르는 사람인 경우가 대다수였고, 이때도 기타로 집계했다.
🔎 사례로 톺아본 쟁점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한 피해 경험의 양상, 맥락의 다층성
2025년 접수된 불법촬영 사례의 다수는 친밀한 관계 안에서 발생했다. 애인관계는 20건(24%)으로 피해경험자-가해자 관계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고, 배우자관계 1건을 더하면 21건에 이른다. 많은 사례들이 불법촬영 피해를 인지하고 법적 대응을 해나갔지만, 일부 사례들에서 동의 없는 성적 촬영은 관계를 단절하기보다 오히려 관계의 유지를 강압하는 힘으로 작동했다.
한 사례의 피해경험자는 촬영 사실을 인지한 뒤 연인이었던 가해자에게 확인을 요구했다. 그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져 상해를 입었지만 끝내 가해자의 기기에서 불법촬영 이미지들을 찾아 그 자리에서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나 그 상황 자체에 대한 두려움과 보복의 위험 때문에 단순한 다툼이라고 상황을 무마하게 된다. 이후로도 이별을 거부하는 가해자와 관계를 끝내기는 쉽지 않았다. 이 사례에서 촬영물은 유포되지도, 협박의 빌미로 이용되지도 않았지만 관계를 강압하는 힘으로 쓰였다.
이와 비슷한 상황의 사례들에서 불법촬영물은 가해자와의 관계에서 발생한 연쇄적 폭력들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런 경우에는 신고했을 때 위험이 닥치리라는 구체적 예측이 피해경험자의 대응을 조정하는 주요한 맥락이 됐다. 단순히 피해에 관한 인식이나 용기나 자원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가해자가 관계에서 지속적으로 보여왔던 행동들이 이후의 위험을 예측하게 할 때 더 위험한 상태를 막기 위해 현재의 위험을 유지하는 것이 생존을 위한 방식이 될 수 있다. 또한 이별로써 촬영물을 통제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 역시 관계를 유지시키는 힘으로 발휘된다.
친밀한 관계에서 재생산 상황에 있는 피해경험자의 사례 역시 관계를 단절하기 어려운 맥락으로 구성됐다. 임신 중에 남성 배우자의 불법촬영 사실을 알게 된 피해경험자는 이 사건에 관한 대응을 고민할 때 자신과 자녀의 삶을 구체적으로 그리며 갈등했다. 특히 임신-출산-양육 과정에서 거주를 비롯한 일상 유지를 배우자의 경제력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일 때 대응의 선택지는 크게 제약됐다.
사이버성폭력의 실질적 피해는 관계의 상황과 맥락에 결부돼 구성된다. 동일한 유형의 피해라고 하더라도 피해경험자의 사회적 위치와 상황에 따라 대응이 달라진다는 면에서, 대응은 개인적 선택이라기보다 제약된 조건의 결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여성의 상황과 맥락이 무척 다층적이며, 그 어디에도 정의로운 해결의 모범답안은 존재할 수 없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면서 활동가 상담을 계속해 나가고자 한다.
인터넷 개인방송 여성 BJ의 상황
2025년 신규 상담 가운데 인터넷 개인방송 BJ 경험으로부터 문제가 발생한 사례는 세 건이다. 사례의 수는 적지만 매해 BJ 상담이 접수되고 있어 그 흐름을 기록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또한 여성 BJ가 놓인 환경과 조건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가 전무하다시피 한 상황은 이 경험들이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치부되고 있음을 말한다. 이러한 사례들이 디지털성폭력 상담을 경유해 접수되고 있다는 것은 이 문제를 다룰 만한 적합한 공간이 구성되어 있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본 상담소는 이 사례들을 기록해 가면서, 이들의 어려움이 어떤 패턴을 보이며 무엇이 필요한지 꾸준히 파악하고자 한다.
접수된 사례 가운데 두 건은 엔터테인먼트사(이하 엔터사)와의 불공정한 계약이 문제가 됐다. 두 경험자 모두 계약을 맺고 일을 시작했으나 계약서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한 사례의 경험자는 엔터사에 방문해 계약서를 작성했으나 본인의 것을 받지 못했고, ‘음방’으로 계약한 것과 다르게 ‘벗방’으로 전환할 때는 새로운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 다른 사례에서는 엔터사 측에서 인감을 계약서에 날인해 우편으로 보내주겠다고 했지만 전달받지 못했다. 이것은 과거의 사례에서도 꾸준히 발견되는 일로, 법적 대응을 마음먹은 이들이 부딪히는 첫 번째 어려움이다. 계약서가 없는 경험자들은 자신이 무엇에 어디까지 동의한 것으로 계약했는지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고, 무엇보다 갈등이 발생한 상황에서 엔터사에 다시 연락해 계약서 사본을 달라고 요구하기가 껄끄럽거나 두려운 감정, 혹은 주지 않을 것이라는 체념이 대응을 포기하게 하는 요소가 됐다.
한편 엔터사들은 계약서 작성으로 이미 공정증서나 위약금 같은 형태로 문서화된 청구권을 확보한 상태였다. 한 엔터사는 변호사 사무실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고 홍보하며 공정하고 합법적인 업체임을 피력했고, 계약서를 작성한 직후에는 경험자와 함께 공증 사무실을 방문해 문서를 작성했다. 이 사례에서 엔터사는 ‘벗방’ 전환을 압박했고, 엔터사 직원이 지켜보는 가운데 퍼포먼스를 연습하게 했다. 방송도 모니터링하면서 진행에 적극적으로 개입했다. 심각한 육체적·정신적 고통으로 인해 계약 종료 시기보다 이르게 일을 그만두자 부채 상환이 요구되면서 카드 압류 등의 추심 과정이 시작됐다. 경험자는 부당 계약으로 소를 제기하고자 했으나, 공정증서는 문제가 없는 합법적 서류로 판단돼 부채를 상환하지 않을 방법을 찾기 어려웠다. 합법으로 무장된 엔터사의 압박은 법제도를 활용해 반격할 수 있는 여지가 거의 없었고, 엔터사는 무력을 휘두르거나 방송 지속을 강요하지 않고도 경제적 이득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다른 사례에서도 엔터사는 의상과 방송 내용 등을 일방적으로 요구했다. ‘섹시’에 관한 엔터사들의 요구는 경험자들이 이해한 정도와 매우 달랐으며, ‘벌칙’이라는 이름으로 장시간 폭력에 노출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자율성이 보장되지 않는 가학적인 방송에서 빠져나오려면 계약 해지가 필요한 상황이었으나, 이것 역시 계약서를 기준으로 한다면 오히려 엔터사가 손해배상을 청구할 위험이 있는 상황이었다.
위의 사례들에서 엔터사의 계약서는 법적 문제가 없었고, 따라서 피해경험자들은 채무를 부담하지 않을 방법이나 부당한 상황에 대항할 수 있는 제도적 방법을 찾기 어려웠다. 본 상담소는 2024년 상담통계에서 여성 BJ들이 겪는 방송 영상 유포 문제가 국가의 삭제지원체계에서 탈락되는 사례들을 기록한 바 있다. 당해의 사례들은 ‘자발적 노출’이라는 판단이 성급하거나, 이들의 조건을 둘러싼 요소들을 살펴보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계약과 채무, 감시와 강요 등의 조건을 섬세히 살피면서 이들이 겪는 어려움을 어떻게 이름 붙이고 지원책을 만들어내야 할지가 계속해서 고민되어야 한다.
불법촬영과 비동의유포 사례에서 지원 종결의 의미
이미 알려진 것처럼 불법촬영 피해는 발생과 인지 시점 사이의 시차가 존재한다. 피해를 인지한 경험자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지난한 싸움을 시작하고, 재유포가 반복되는 사례라면 지원은 여러 해에 걸쳐 이어지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2025년에 종결된 지속상담 가운데 일부가 이런 사례로, 광범한 유포를 인지했던 때부터 몇 년 간 이어졌던 지원이 마무리됐다.
종결은 피해경험자가 문제를 다루는 자신의 방식을 발명해내면서 가능했다. 마음속에 끓어오르는 ‘복수’의 초점을 가해자에게 맞추는 대신 자신의 삶에 충실한 것으로 의미화한다든지, 일상과 조율할 수 있는 만큼만 사건을 다루면서 집중도를 낮춘다든지, 가해자를 처벌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절차마다 그것을 버틸 만한 즐거움을 배치한다든지 하는 노력들을 기울이면서 살아갈 만한 삶을 만들어내는 방법을 만들어냈다. 이것은 매우 울퉁불퉁한 과정이었고, 체념과 좌절이 시시때때로 들이닥칠 수밖에 없었다. 활동가들은 피해경험자들의 이런 고군분투를 좇으며 이들이 어디에서 멈추고, 어디에서 다시 시작하는지를 파악하고자 노력했고, 그 발견을 피해경험자와 나누면서 이 과정의 지속을 조력했다.
재유포가 계속될 수 있는 상황에서 사건 자체는 끝나지 않는다. 또한 피해경험자의 연령과 사회적 지위 등을 포함한 요소들은 이후의 삶과 맞물려 새로운 생애 사건으로 떠오르기도 한다. 그러나 삶을 지속할 대책을 강구하고 안착시켜 본 경험이 쌓이면, 효용을 다한 전략 대신 새로운 무엇을 발명하는 일도 가능할 수 있다. 본 상담소의 활동가들은 이 지난한 과정을 함께 버티며 종결의 순간을 만들어내고자 노력하고 있다. 피해를 잊거나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피해와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마련하는 자리로서 활동가 상담의 자리를 구축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이번 상담통계에서도 사이버성폭력 피해는 이성애 관계에 놓인 19세 이상~30세 미만의 여성들이 가장 많이 경험한다는 결과가 드러난다. 이것은 분명 사이버성폭력의 구조적 측면을 포착하지만, 한편으로는 본 상담소에 당도한 경험일 뿐 다양한 맥락에서 발생하는 폭력을 세밀하게 보여준다고 말할 수는 없다. 사이버성폭력 피해경험자의 형상을 단일화하지 않으면서도 구조적인 분석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자신의 피해를 피해로 명명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지 못한 이들, 피해자로 이해되지 않는 이들의 경험은 상담 현장에 쉽게 도달하지 않는다는 사실 자체를 고민으로 남겨둔다.
2025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부설 사이버성폭력상담소 상담통계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부설 사이버성폭력상담소(이하 본 상담소)는 2025년 동안 82명의 피해경험자와 861건의 활동가 상담을 진행했다. 2025년 통계에서 나타나는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상담 총 인원은 82명으로 최근 3년 사이에 가장 많았다. 둘째, 가장 많은 피해 유형은 기타, 그다음은 비동의유포와 불법촬영이었다. 비동의유포와 불법촬영 유형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셋째, 피해경험자의 93%는 여성이었으며, 가해자와의 관계에서는 친밀한 관계가 가장 많았다. 아래에서는 항목별 통계를 설명하고, 이어 2025년 상담 사례에서 도출된 쟁점을 살펴본다.
1. 2025년 상담 인원과 건수
상담 인원
82명(신규 내담자 71명, 기존 내담자 11명)
상담 건수
861건
신규상담 매주 화요일~목요일 오후 1~5시에 전화로 접수받았으며, 공휴일 등을 제외하면 접수가 중단된 기간은 없다. 이미 지원하고 있는 사례의 상담은 수시로 이뤄졌다. 단순문의 등 상담으로 보기 어려운 건은 집계에서 제외했다.
▪ 신규상담 접수가 늘어나면서 상담 인원이 대폭 증가함
2025년 상담 인원은 총 82명이다. 당해의 신규 내담자는 71명,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만나온 내담자는 11명이다. 신규 내담자들이 늘어나면서 2023년 35명, 2024년 47명이었던 상담 총 인원이 82명으로 대폭 증가했다. 신규상담 가운데 상당수는 불법촬영물과 유포 피해에 관한 사례들이었다.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의 설립 등 정부가 주도하는 삭제지원 체계가 가동된 뒤부터 이러한 유형의 사례 접수가 감소하는 추세였던 것을 생각한다면 2025년의 증가는 인상적인 변화다. 그러나 증가의 명확한 원인을 가려내기는 어렵다. 2024년 하반기의 딥페이크 성폭력 문제 제기가 SNS와 언론을 통해 확대된 이후, 본 상담소는 신규상담 접수일을 2일에서 3일로 늘려 유지하고 있으나 이것을 인과로 볼 수는 없다. 사이버성폭력에 관한 사회적 이목이 특정한 시기에 집중되고, 접수 창구를 확대한 것을 포함해 어떤 피해 경험이 어떤 경로로 본 상담소에 도달하게 되는지 그 조건을 꾸준히 자료화하고자 한다. 총량의 증가와 더불어 비동의유포와 불법촬영이 전년의 두 배를 넘기면서 피해지원 구성이 변화했다는 지점 또한 유의미하다.
한편 기존 내담자는 2023년 18명, 2024년 13명에서 2025년에는 11명으로 감소했다. 사이버성폭력 피해지원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사례 종결이 쉽지 않다는 것인데, 예컨대 성적 촬영물 유포 피해가 반복돼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한 경우가 대표적인 경우다. 해를 거듭하면서 지속 사례들이 종결되고 있는 가운데, 당해의 사례가 어떻게 종결에 이르게 되었는지를 파악하면서 피해지원의 역할을 살펴본다.
2. 피해 유형
유형
건수
비율
기타
29
20%
비동의유포
25
18%
불법촬영
24
17%
성적 괴롭힘
(명예훼손, 모욕 등)
13
9%
유포협박
10
7%
사이버스토킹
10
7%
불안피해
7
5%
강제추행
6
4%
통신매체이용음란
5
3%
강간
5
4%
합성편집
5
4%
준강간
2
1%
성적 촬영물 소지
1
1%
온라인그루밍
0
0%
총계
142
100%
▪ 가장 높은 피해 유형은 기타, 그다음은 비동의유포와 불법촬영
본 상담소는 피해 유형을 집계할 때 한 명의 피해경험자가 겪은 모든 유형의 피해를 중복해서 집계한다. 82명이 겪은 피해 유형은 총 142건으로 1인당 1.7건이다.
2025년에 가장 많았던 피해 유형은 기타, 그다음은 비동의유포와 불법촬영이다. 기타가 가장 많이 집계되는 결과는 2022년부터 올해까지 4년째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것은 본 상담소가 사이버성폭력 외의 유형, 예컨대 피해경험자의 물건을 훔치고 파손하는 행위 등을 기타로 집계하는 방식 때문이기도 하다. 당해의 기타 유형에는 친밀한 관계에서의 일상 통제 행위, 성폭력 가해자의 역고소, 배우자가 여성들을 불법촬영한 것을 발견한 뒤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사례 등이 포함됐다.
더불어 아동·청소년의 피해와 성적 실천에 관한 조언을 구하는 양육자들과 교사들의 문의도 기타 항목에 포함됐다. 청소년들이 익명 채팅방에서 성적인 사진을 주고받는 행위에 개입해야 하는지, 남성 청소년이 여성 청소년과의 성관계 영상을 동의 없이 촬영한 뒤 친구와 함께 본 것을 어떻게 상담해야 하는지, 여성 청소년이 성인 남성에게 성적 촬영물과 스스로를 때리는 영상 등을 전송하지만 합의된 일이라고 설명할 때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 등의 질문이 접수됐다. 본 상담소에 접수되는 아동·청소년 사례의 두드러지는 특징은 접수되는 형태 자체다. 아동·청소년 사례는 주위 성인들이 ‘문제’라고 파악한 현상에 국한됐고, 아동·청소년 본인이 직접 연락하는 경우에는 단기 상담에 그치거나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지기 어려운 경우가 흔했다.
기타 유형에는 인터넷 개인방송 여성 BJ들의 사례도 포함됐다. BJ 경험에서 피해가 발생한 사례는 총 3건인데, 계약 당시 합의했던 것과 상이한 의상 등을 거부하기 어려운 문제, 엔터테인먼트사가 요구하는 방송 운영 방식을 따르기 힘들어 방송을 그만둔 것이 계약 위반에 해당된 사례 등이 접수됐다. 이런 사례들에는 젠더에 기반한 폭력성이 명백히 존재하나 이를 문제화할 수 있는 적합한 형법을 찾기 어렵고, 따라서 범죄 행위를 기반으로 구성된 상담통계의 항목에서 적합한 위치를 찾을 수 없어 기타에 포함됐다.
▪ 비동의유포와 불법촬영 유형의 증가
2024년과 비교해 비동의유포는 12건에서 25건, 불법촬영은 11건에서 24건으로 각각 두 배 이상 늘었으며, 유포협박도 4건에서 10건으로 늘어났다. 전체 유형 가운데 차지하는 비율도 비동의유포 14%에서 18%, 불법촬영 13%에서 17%, 유포협박 5%에서 7%로 함께 올랐다. 상담 인원의 증가에 따라 모든 유형이 고르게 늘어나기보다 특히 이 세 유형의 피해 경험이 두드러지게 접수됐다. 그 외에 성적 괴롭힘은 11건에서 13건으로 약간 상승했고, 합성편집은 5건으로 전년과 같았다.
2025년에 접수된 불법촬영과 비동의유포 피해 사례는 주로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했다. 두 피해 유형은 한 사람의 경험에서 동시에 발견되는 경우가 흔했으며, 유포협박은 성적 촬영물이 이미 있는 상황에서 발생하기도 했고, 촬영물의 존재를 암시해 불안피해를 야기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았다. 또한 피해의 발생과 인지 시점 사이의 시차가 존재한다는 특징 역시 반복됐는데, 당해에 접수된 사례의 대부분은 과거에 발생한 피해를 뒤늦게 인지한 것이었다.
3. 지원 유형
유형
건수
비율
상담지원
82
100%
수사법률지원
25
30%
심리정서지원
10
12%
기타 지원
6
7%
기관 연계
3
4%
불안피해 모니터링 지원
1
1%
총계
127
▪ 활동가 상담을 기반으로 지원을 상상하기
본 상담소의 피해경험자 지원 토대는 활동가 상담으로, 피해경험자의 상황과 맥락에서 의미를 발휘할 수 있는 자원을 탐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모든 사례에 해당되는 상담지원 82건은 피해경험자가 어떤 조건에 놓여 있는지, 피해의 실질적 의미가 어떻게 구성되는지, 이 경험이 그의 삶에 미치는 구체적인 영향을 가능한 한 파악하는 과정으로 이뤄졌다. 활동가들은 사이버성폭력과 관련된 처벌법을 숙지하려고 노력하지만 법률전문가는 아니며, 상담이라는 이름으로 피해경험자를 만나면서도 임상심리상담사는 아니다. 피해경험자들이 피해 이후에 구축하는 신뢰 관계의 일부, 더욱 구체적으로는 페미니스트 관계망이 되고자 노력하면서 이런 활동가 상담을 무엇이라고 이름 지을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 수사법률 지원은 예년과 같은 수준, 심리정서 지원은 감소
전체 상담 인원 대비로 보면, 수사법률지원은 2024년 30%(47명 중 14명)에서 2025년 30%(82명 중 25명)로 같은 수준이나 심리정서지원은 19%(47명 중 9명)에서 12%(82명 중 10명)로 감소했다. 본 상담소와 연결되는 피해경험자들 대부분은 법적 대응을 하고자 결심했는데, 피해를 구제하는 가장 기초적인 방법으로 법제도의 인정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았다. 심리정서 지원의 경우, 단기로 종결되는 사례들이 상당수였던 것과 더불어 심리상담의 효용을 회의하는 경향이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기타 지원은 모든 피해경험자가 수사법률지원과 심리정서지원을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면 때문에 존재한다. 특히 사회적 낙인이 강력할수록 법적 대응은 하기 어렵고, 비난받으리라는 불신이 높을 때는 심리상담으로 진입하기 쉽지 않다. 2025년 기타 지원에는 엔터테인먼트사와 BJ 계약을 맺은 이후 업체에서 부과한 채무를 감당하기 위한 작업을 함께하는 것 등이 기타 지원으로 집계됐다.
4. 피해경험자 연령
연령
인원
비율
19세 이상~30세 미만
31
38%
미확인
25
30%
30세 이상~40세 미만
11
13%
13세 이상~19세 미만
10
12%
40세 이상~50세 미만
5
6%
13세 미만
0
0%
50세 이상~65세 미만
0
0%
65세 이상
0
0%
총계
82
100%
▪ 피해경험자 연령 분포는 19~30세 미만이 가장 높고, 13~19세 미만 비율도 나타남
연령이 확인된 57명의 분포도는 19~30세 미만 55%, 30~40세 미만 19%, 13~19세 미만 17%, 40~50세 미만 9%다.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연령대는 19~30세 미만으로, 매년 상담통계에서 이 연령대의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다. 13~19세 미만은 11%에서 17%로 약간 늘었는데, 아동·청소년 관련 문의에서 피해경험자로 드러난 경우에 집계에 포함했다.
연령 미확인은 지속 상담이 이루어지지 않아 연령을 확인할 상황에 이르지 못한 경우다. 2024년 21%에서 2025년 30%로 증가한 이유는 신규 단기 상담이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5. 피해경험자 성별
피해경험자 성별
인원
비율
여
76
93%
남
3
4%
미확인
3
4%
기타
0
0%
총계
82
100%
▪ 여성이 피해경험자의 대다수
피해경험자의 93%는 여성이었다. 남성 피해경험자는 3명으로, 성 소수자로서 피해를 경험한 사례를 비롯해 복잡한 맥락에서 사건을 경험한 이들의 사례가 접수가 됐다.
6. 가해자 성별
가해자 성별
인원
비율
남
56
68%
미확인
15
18%
신원불상
5
6%
여
2
2%
남녀동시(가해자 복수)
2
2%
기타
1
1%
해당 없음
1
1%
총계
82
100%
▪ 남성이 가해자의 대다수
가해자의 성별은 남성이 56명(68%)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신원불상 5명(6%)은 가해자를 특정하기 어려운 온라인 괴롭힘 사례에 포진해 있었다. 불안피해 사례 등은 ‘해당 없음’으로 분류하여 집계했다.
7. 피해경험자-가해자 관계
유형
건수
비율
애인관계(현/전 모두)
20
24%
기타
17
20%
미확인
16
20%
지인
14
16%
신원불상
10
12%
채팅 상대
7
8%
배우자관계(현/전 모두)
1
1%
가해자없음
0
0%
총계
85
99%
▪ 친밀한 관계에서의 피해 발생이 가장 높은 비율
피해경험자-가해자 관계는 애인 관계가 20건(24%)으로 가장 많았다. 건수로 보면 2024년 14건에서 상승했으나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9%에서 24%로 낮아졌다. 친밀한 관계 내에서 발생하는 사이버성폭력은 동의 문화의 부재,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통제, 그리고 성적 촬영물이 여성의 평판을 훼손한다는 확신 아래에서 이뤄지고 있었다. 애인 관계, 혹은 사실혼 관계에서 발생한 피해는 그 관계의 맥락과 피해경험자의 위치에 따라 대응의 여부를 갈등하는 핵심적인 요소였다.
▪ 기타, 신원불상 등 모르는 사람에 의한 피해
그다음으로 높은 비율은 기타(17건, 20%)였다. 기타에 속한 사례는 현재의 분류 항목에 해당하지 않는 관계들이었다. 예컨대 업무 계약을 맺은 엔터테인먼트사 혹은 기획사, 인터넷 개인방송 시청자, 사이버레카 등이 여기에 속한다. 유포 피해의 경우에는 가해자가 특정돼 신원불상 상태는 아니지만 완전히 모르는 사람인 경우가 대다수였고, 이때도 기타로 집계했다.
🔎 사례로 톺아본 쟁점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한 피해 경험의 양상, 맥락의 다층성
2025년 접수된 불법촬영 사례의 다수는 친밀한 관계 안에서 발생했다. 애인관계는 20건(24%)으로 피해경험자-가해자 관계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고, 배우자관계 1건을 더하면 21건에 이른다. 많은 사례들이 불법촬영 피해를 인지하고 법적 대응을 해나갔지만, 일부 사례들에서 동의 없는 성적 촬영은 관계를 단절하기보다 오히려 관계의 유지를 강압하는 힘으로 작동했다.
한 사례의 피해경험자는 촬영 사실을 인지한 뒤 연인이었던 가해자에게 확인을 요구했다. 그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져 상해를 입었지만 끝내 가해자의 기기에서 불법촬영 이미지들을 찾아 그 자리에서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나 그 상황 자체에 대한 두려움과 보복의 위험 때문에 단순한 다툼이라고 상황을 무마하게 된다. 이후로도 이별을 거부하는 가해자와 관계를 끝내기는 쉽지 않았다. 이 사례에서 촬영물은 유포되지도, 협박의 빌미로 이용되지도 않았지만 관계를 강압하는 힘으로 쓰였다.
이와 비슷한 상황의 사례들에서 불법촬영물은 가해자와의 관계에서 발생한 연쇄적 폭력들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런 경우에는 신고했을 때 위험이 닥치리라는 구체적 예측이 피해경험자의 대응을 조정하는 주요한 맥락이 됐다. 단순히 피해에 관한 인식이나 용기나 자원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가해자가 관계에서 지속적으로 보여왔던 행동들이 이후의 위험을 예측하게 할 때 더 위험한 상태를 막기 위해 현재의 위험을 유지하는 것이 생존을 위한 방식이 될 수 있다. 또한 이별로써 촬영물을 통제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 역시 관계를 유지시키는 힘으로 발휘된다.
친밀한 관계에서 재생산 상황에 있는 피해경험자의 사례 역시 관계를 단절하기 어려운 맥락으로 구성됐다. 임신 중에 남성 배우자의 불법촬영 사실을 알게 된 피해경험자는 이 사건에 관한 대응을 고민할 때 자신과 자녀의 삶을 구체적으로 그리며 갈등했다. 특히 임신-출산-양육 과정에서 거주를 비롯한 일상 유지를 배우자의 경제력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일 때 대응의 선택지는 크게 제약됐다.
사이버성폭력의 실질적 피해는 관계의 상황과 맥락에 결부돼 구성된다. 동일한 유형의 피해라고 하더라도 피해경험자의 사회적 위치와 상황에 따라 대응이 달라진다는 면에서, 대응은 개인적 선택이라기보다 제약된 조건의 결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여성의 상황과 맥락이 무척 다층적이며, 그 어디에도 정의로운 해결의 모범답안은 존재할 수 없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면서 활동가 상담을 계속해 나가고자 한다.
인터넷 개인방송 여성 BJ의 상황
2025년 신규 상담 가운데 인터넷 개인방송 BJ 경험으로부터 문제가 발생한 사례는 세 건이다. 사례의 수는 적지만 매해 BJ 상담이 접수되고 있어 그 흐름을 기록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또한 여성 BJ가 놓인 환경과 조건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가 전무하다시피 한 상황은 이 경험들이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치부되고 있음을 말한다. 이러한 사례들이 디지털성폭력 상담을 경유해 접수되고 있다는 것은 이 문제를 다룰 만한 적합한 공간이 구성되어 있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본 상담소는 이 사례들을 기록해 가면서, 이들의 어려움이 어떤 패턴을 보이며 무엇이 필요한지 꾸준히 파악하고자 한다.
접수된 사례 가운데 두 건은 엔터테인먼트사(이하 엔터사)와의 불공정한 계약이 문제가 됐다. 두 경험자 모두 계약을 맺고 일을 시작했으나 계약서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한 사례의 경험자는 엔터사에 방문해 계약서를 작성했으나 본인의 것을 받지 못했고, ‘음방’으로 계약한 것과 다르게 ‘벗방’으로 전환할 때는 새로운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 다른 사례에서는 엔터사 측에서 인감을 계약서에 날인해 우편으로 보내주겠다고 했지만 전달받지 못했다. 이것은 과거의 사례에서도 꾸준히 발견되는 일로, 법적 대응을 마음먹은 이들이 부딪히는 첫 번째 어려움이다. 계약서가 없는 경험자들은 자신이 무엇에 어디까지 동의한 것으로 계약했는지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고, 무엇보다 갈등이 발생한 상황에서 엔터사에 다시 연락해 계약서 사본을 달라고 요구하기가 껄끄럽거나 두려운 감정, 혹은 주지 않을 것이라는 체념이 대응을 포기하게 하는 요소가 됐다.
한편 엔터사들은 계약서 작성으로 이미 공정증서나 위약금 같은 형태로 문서화된 청구권을 확보한 상태였다. 한 엔터사는 변호사 사무실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고 홍보하며 공정하고 합법적인 업체임을 피력했고, 계약서를 작성한 직후에는 경험자와 함께 공증 사무실을 방문해 문서를 작성했다. 이 사례에서 엔터사는 ‘벗방’ 전환을 압박했고, 엔터사 직원이 지켜보는 가운데 퍼포먼스를 연습하게 했다. 방송도 모니터링하면서 진행에 적극적으로 개입했다. 심각한 육체적·정신적 고통으로 인해 계약 종료 시기보다 이르게 일을 그만두자 부채 상환이 요구되면서 카드 압류 등의 추심 과정이 시작됐다. 경험자는 부당 계약으로 소를 제기하고자 했으나, 공정증서는 문제가 없는 합법적 서류로 판단돼 부채를 상환하지 않을 방법을 찾기 어려웠다. 합법으로 무장된 엔터사의 압박은 법제도를 활용해 반격할 수 있는 여지가 거의 없었고, 엔터사는 무력을 휘두르거나 방송 지속을 강요하지 않고도 경제적 이득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다른 사례에서도 엔터사는 의상과 방송 내용 등을 일방적으로 요구했다. ‘섹시’에 관한 엔터사들의 요구는 경험자들이 이해한 정도와 매우 달랐으며, ‘벌칙’이라는 이름으로 장시간 폭력에 노출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자율성이 보장되지 않는 가학적인 방송에서 빠져나오려면 계약 해지가 필요한 상황이었으나, 이것 역시 계약서를 기준으로 한다면 오히려 엔터사가 손해배상을 청구할 위험이 있는 상황이었다.
위의 사례들에서 엔터사의 계약서는 법적 문제가 없었고, 따라서 피해경험자들은 채무를 부담하지 않을 방법이나 부당한 상황에 대항할 수 있는 제도적 방법을 찾기 어려웠다. 본 상담소는 2024년 상담통계에서 여성 BJ들이 겪는 방송 영상 유포 문제가 국가의 삭제지원체계에서 탈락되는 사례들을 기록한 바 있다. 당해의 사례들은 ‘자발적 노출’이라는 판단이 성급하거나, 이들의 조건을 둘러싼 요소들을 살펴보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계약과 채무, 감시와 강요 등의 조건을 섬세히 살피면서 이들이 겪는 어려움을 어떻게 이름 붙이고 지원책을 만들어내야 할지가 계속해서 고민되어야 한다.
불법촬영과 비동의유포 사례에서 지원 종결의 의미
이미 알려진 것처럼 불법촬영 피해는 발생과 인지 시점 사이의 시차가 존재한다. 피해를 인지한 경험자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지난한 싸움을 시작하고, 재유포가 반복되는 사례라면 지원은 여러 해에 걸쳐 이어지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2025년에 종결된 지속상담 가운데 일부가 이런 사례로, 광범한 유포를 인지했던 때부터 몇 년 간 이어졌던 지원이 마무리됐다.
종결은 피해경험자가 문제를 다루는 자신의 방식을 발명해내면서 가능했다. 마음속에 끓어오르는 ‘복수’의 초점을 가해자에게 맞추는 대신 자신의 삶에 충실한 것으로 의미화한다든지, 일상과 조율할 수 있는 만큼만 사건을 다루면서 집중도를 낮춘다든지, 가해자를 처벌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절차마다 그것을 버틸 만한 즐거움을 배치한다든지 하는 노력들을 기울이면서 살아갈 만한 삶을 만들어내는 방법을 만들어냈다. 이것은 매우 울퉁불퉁한 과정이었고, 체념과 좌절이 시시때때로 들이닥칠 수밖에 없었다. 활동가들은 피해경험자들의 이런 고군분투를 좇으며 이들이 어디에서 멈추고, 어디에서 다시 시작하는지를 파악하고자 노력했고, 그 발견을 피해경험자와 나누면서 이 과정의 지속을 조력했다.
재유포가 계속될 수 있는 상황에서 사건 자체는 끝나지 않는다. 또한 피해경험자의 연령과 사회적 지위 등을 포함한 요소들은 이후의 삶과 맞물려 새로운 생애 사건으로 떠오르기도 한다. 그러나 삶을 지속할 대책을 강구하고 안착시켜 본 경험이 쌓이면, 효용을 다한 전략 대신 새로운 무엇을 발명하는 일도 가능할 수 있다. 본 상담소의 활동가들은 이 지난한 과정을 함께 버티며 종결의 순간을 만들어내고자 노력하고 있다. 피해를 잊거나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피해와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마련하는 자리로서 활동가 상담의 자리를 구축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이번 상담통계에서도 사이버성폭력 피해는 이성애 관계에 놓인 19세 이상~30세 미만의 여성들이 가장 많이 경험한다는 결과가 드러난다. 이것은 분명 사이버성폭력의 구조적 측면을 포착하지만, 한편으로는 본 상담소에 당도한 경험일 뿐 다양한 맥락에서 발생하는 폭력을 세밀하게 보여준다고 말할 수는 없다. 사이버성폭력 피해경험자의 형상을 단일화하지 않으면서도 구조적인 분석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자신의 피해를 피해로 명명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지 못한 이들, 피해자로 이해되지 않는 이들의 경험은 상담 현장에 쉽게 도달하지 않는다는 사실 자체를 고민으로 남겨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