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약 60만 개의 음란물이 유통되던 웹하드 사이트 세 곳과 그 운영자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운영자는 수익을 증대시킬 목적으로 60만 개의 음란물을 업로드했다. 음란물은 회원 수와 유료 다운로드 수를 올리기 위한 좋은 유인책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음란물”은 누군가에게는 ‘성폭력물’ 혹은 ‘성착취물’이다. 이를 조직적으로 유포한 운영자가 받은 혐의는 고작 “음란물 유포 방조”였는데, 법원은 이조차 인정하지 않았다. 도리어 “사이트에 음란물이 올라왔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인이 유포 방지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보기 힘들다” “음란물 유통을 감시하는 전담 직원을 법령에 정해진 수만큼 배치했고, 필터링 전문 업체와 계약해 (……) 평소 음란물 유포 방지를 위해 상당한 조처를 했다고 볼 여지도 있다”며 감싸주기까지 했다.

바로 법원의 이런 아량으로부터 다크웹 내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 〈웰컴투비디오〉와 텔레그램 ‘n번 방’ 등이 형성됐다. 법원은 목적의식을 가지고 여성을 돈벌이 수단으로 삼은 자들에게 엄벌은커녕 무죄를 내리며 자꾸만 그들과 같은 편에 선다. 심지어 2월 11일에는 웹하드 업체에 수사 정보를 알려준 사이버수사대 경찰관이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로 기소됐다가 선고유예를 처분받은 사실도 보도됐다.

웹하드카르텔의 최초 설계자 양진호는 감옥을 벗어나기 위해 맹렬히 노력 중이다. 그는 지난해 두 차례 발부된 추가 구속영장에 항고장을 제출해 불구속 상태로 재판받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얼마 전 기각됐다. 양진호는 이런 시도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법원의 이런 유감스러운 판결은 양진호의 자신감, 나아가 성착취 산업 전반의 자신감을 높일 것이다.

시대정신을 잊은 법원에 다시 한번 대단히 한심하다는 말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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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란물 60만개 공유된 웹하드 운영자 무죄 … 법원 “현실적 한계”」, 연합뉴스, 2020년 2월 5일 자

「‘웹하드 업체 단속 정보 누설’ 경찰관, 선고유예」, KBS, 2020년 2월 11일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