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한 사람은 클럽에 간 여성들이 아닙니다.
오늘 오전 민갑룡 경찰청장이 ‘클럽 버닝썬’ 관련 의혹에 대해 엄정하게 수사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클럽과 경찰 간 유착 의혹, 물뽕과 같은 마약 판매 의혹 등 다양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피해촬영물을 모니터링하고 삭제할 때 ‘클럽’과 ‘골뱅이’는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키워드 중 하나입니다. 버닝썬 클럽 내에서 불법촬영된 영상 또한 이미 온라인 공간에 유포되어 있고, 수많은 남성들이 포르노사이트에서 해당 클럽 이름을 검색하고 있습니다. 해외 불법 포르노사이트 인기 검색어에 ‘버닝썬 동영상’이 올라온 사진을 첨부합니다.
약물로 인한 심신미약 상태로 추정되는 여성을 불법촬영해 유포한 동영상인데도, 그 아래엔 언제나 그렇듯 영상 속 여성을 인간이라고 생각한다면 달 수 없는 댓글들이 달려 있었습니다.
이 글의 결론이 ’클럽과 같은 유흥 산업과 여성을 사고파는 성산업, 성폭행 약물 산업은 긴밀하게 이어져 있고 매일 밤 여자들 중 몇 명은 높은 확률로 불법촬영을 당해 비동의유포되곤 하니 클럽에 가지 마세요.’가 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잘못한 사람은 클럽에 간 여성들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여성착취 산업이 우리의 삶 속에 너무나 친밀하고 밀접하게 들어와 있다는 것과, 절대 폭력으로 보이지 않도록 즐겁고 세련된 이미지로 포장되어 있다는 것, 놀기 위해서는 마땅히 그래야 하는 것처럼 부자연스러운 것들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만든다는 사실을 직시하는 일이 책임을 다시 여성에게 돌리는 화살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어떤 장소, 어떤 상황에서도, 어떤 인간에게도 사이버성폭력을 비롯한 성폭력은 용납되지 않는다’는 것을 사회 전체가 인지하는 것입니다. 공권력이 그 인지를 기반으로 움직이며, 정의가 실현되는 역사가 반복해 쌓이는 것입니다.
경찰은 관행화된 여성폭력의 방관자나 협조자가 아닌 정의를 실현하는 존재로 바로 서야 할 것입니다.
이 사건 또한 양진호 사건처럼 남성이 폭행 당하며 공론화가 이루어질 수 있었습니다. 다음 사건에서는 오래전부터 늘 있어 왔던 여성을 향한 폭력만으로도 충분히 문제의식이 집중될 수 있도록, 지금 목소리 내고 있는 주체들이 변화를 만들 것입니다.
+ 지난 1월 29일에는 버닝썬 가드에게 머리채를 잡혀 끌려가는 여성의 CCTV 영상이 공개되어 여성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습니다. 여성은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한 채 끌려가다 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듯 노트북을 붙잡았지만 직원들은 마치 늘 있는 일인 것처럼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 국민청원 [공공연한 여성 대상 약물 범죄 처벌과 ***을 비롯한 클럽, 유흥업소와 경찰 간의 유착에 대한 제대로 된 수사 및 처벌을 하라], 달성까지 아직 5만 명 남았습니다.
→ http://bitly.kr/djC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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