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그 자체로 사이버성폭력 가해입니다.

한사성
2022-01-12
조회수 235


정준영 카톡방에 유포된 피해경험자를 찾는 것, 피해자를 추측하는 발언을 하는 것 등의 행위는 성폭력 2차 가해라고 여겨진다. 그러나 그것들은 그 자체로 온전히 독립적인 하나의 사이버성폭력 가해이다. 뿐만 아니라, 여성을 향한 혐오 발언이기도 하다. 
 어떤 말은 단순히 사상을 표현하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발화되는 동시에 실질적인 폭력을 행한다. 판사가 법정에서 유죄를 선고하는 말, 사냥개 주인이 개에게 ‘저 사람을 죽여!’라고 명령하는 것의 효과처럼, 어떤 말은 말해짐과 동시에 여성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게 하는 환경을 손상하고, 여성이라는 집단 전체를 억압하며, 잘못된 일에 대해 분노하는 여성들을 기존의 질서에 맞게 재규율 하려는 힘을 가진다. 
이 게시물에 첨부된 댓글들은 유포 피해경험자만을 특정한 것이 아닌 불특정 다수에게 하는 말이다. 이들은 사실상 여성 전반을 향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성폭력 당했어? 닥치고 조용히 있어. 네 잘못이야. 네 성폭력 경험을 알게 되면, ‘우리’는 계속 너를 공격할 것이다. 영상을 돌려 볼 것이다. ‘남자’라면 다 그렇게 할 것이다. 가해 남성은 남성연대 속에서 보호받겠지만, 여성인 너는 그것이 폭력이었든 말든 상관없이 성경험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김치년’, ‘대준년’, ‘멍청한년’ 등의 경멸을 받게 될 것이다.
 그러니 가만히 있으라. ‘당했던’ 것, ‘조신하지 못했던’ 것을 스스로 부끄러워해라. 알아서 조심해라. ‘메갈’, ‘페미’처럼 굴지 마라.” 
그러나 우리는 이제 전과 같지 않다.
이 댓글들을 읽고 ‘아, 찍힌 여자들이 잘못한 거였구나, 남자는 원래 그렇구나. 어쨌든 여자 잘못이 되는구나. 나는 그런 여자들과 달리 조심하면서 현명하게 행동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가? 과거의 여자들은 그런 생각을 하며 자책해야 할 때가 많았다. 2019년의 당신은 어떤가? 
혐오 발언이 갖는 힘을 완전히 꺾어버릴 날까지, 우리 모두 정말 많이 왔다. 조금만 더 가자.
프란 - Pran 과 찍은 관련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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