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보건복지부 국장급 공무원의 불법촬영 사건에 부쳐 - 더 나아진 여성가족부가 필요하다

한사성
2022-11-17
조회수 435


지난 10월 12일, 보건복지부 국장급 공무원이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카메라 등이용촬영) 혐의로 검찰에 송치되었다. 해당 공무원은 지난 8월 초 서울 지하철 한 승강장에서 여성 승객의 특정 신체 부위를 몰래 촬영하여 현행범으로 체포되었고, 휴대전화에서는 수개월에 걸쳐 촬영한 불법촬영물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이 공무원은 보건복지부 차관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흔히 불법촬영이나 비동의유포와 같은 촬영물을 이용한 성폭력은 젋은이들의 왜곡된 성 의식 때문이라거나 몇몇 악랄한 범죄자에 의해서만 발생하는 일이라고 여겨지기도 하지만 촬영물을 이용한 성폭력의 가해자는 이 사건과 같이 나이와 지위를 막론하고 존재한다. 촬영물을 이용한 성폭력의 본질 역시 성별 권력관계의 불균형이므로 사건이 발생한 공동체 내 성평등 의식을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나아가 이 사건의 가해자처럼 고위공직자일수록 제대로 처벌하고 징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이 일은 누가 해야 하는 일인가. 여성가족부다. 공공기관은 성희롱 ‧ 성폭력 등을 예방하고 양성평등한 조직 문화 조성을 위하여 매년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여성가족부에 제출해야한다. 지난 5일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21년 공공기관 성희롱‧성폭력‧성매매‧가정폭력 예방교육 실적’ 점검 결과에 따르면 예방교육 실시율은 99.8%에 달했지만, 성희롱‧성폭력 사건이 발생하면 대외에 숨기거나 지연 보고하는 일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은 여성가족부가 해체될 때가 아니다. 여성가족부가 할 일은 더욱 많다. 


공무원의 성범죄 사건은 보건복지부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정부가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고 보건복지부 산하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로 격하하려고 하는 상황에서 이 사건이 시사하는 바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주장한다. 보건복지부 국장급 공무원의 불법촬영 사건을 제대로 다루려면 해당 공무원을 징계하는 것을 넘어 성평등 전담 부처가 강화되어야 한다. 우리에겐 지금보다 더 나아진 여성가족부가 필요하다.


2022년 11월 16일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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